<외환당국 진퇴양난…엔저에 수출 줄고 美는 개입비난>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엔저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원화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도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엔저 심화로 수출이 감소하는 등 유일한 성장동력인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끼면서 국내경제 전반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등은 우리나라 외환당국이 막대한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 엔저현상으로 수출·경기에 먹구름
한국은행은 9일 발표한 '2015년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의 3.4%에서 3.1%로 0.3%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향후 성장경로의 하방리스크 요인으로 소비 및 투자심리 회복지연, 중국의 성장세 둔화, 일본의 양적완화 추가 실시에 따른 엔화 약세 등을 꼽았다. 엔저가 심화되면 올해 GDP가 3.1%를 밑돌아 2%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 셈이다.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엔저 등으로 수출이 더욱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이 연간 순성장에서 차지하는 수출 기여도를 기존의 1.2%에서 1.0%로 낮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수출은 상대적인 원화 강세와 저유가 등으로 올해 들어 3개월째 전년 동월대비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수출은 연초인 1월에 -0.9%를 보인 데 이어 2월과 3월에는 각각 -3.3%와 -4.2%로 마이너스 폭을 확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전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이 어려운 여건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년 수출은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 (엔-원 환율이) 그 사이에 하락해 왔는데, 엔-원 환율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 미국 재무부 '환시개입에서 발 빼라' 주문
외환당국의 환시개입에 대한 날선 비판도 이어졌다.
미국 재무부는 10일 발간한 반기 환율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대규모로 개입했다면서, 외환개입을 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한국의 경상흑자가 GDP의 6.3%를 차지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에도 한국이 원화절상을 차단하기 위해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원화 절상압력이 높았던 작년 12월과 올해 1월에 환시개입을 크게 늘렸다며 구체적인 개입시기까지 제시했다.
기획재정부 등 한국 외환당국은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내용 자체가 모두 사실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시장쏠림에 대해서는 스무딩오퍼레이션을 지속한다는 기존 환율정책 스탠스에는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외적인 비난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인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수출부진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엔-원 환율마저 낙폭을 키우고 있어 속도조절을 위한 스무딩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막대한 경상수지 등으로 환시개입에 대한 비판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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