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 '빅피겨' 900원 코앞…추가 하락 여력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9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강한 지지력을 보이던 910원선이 무너지면서 7년여만에 처음으로 800원대 진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이 910원선 방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등으로 운신 폭이 좁아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2일 엔-원 900원선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빅피겨'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공습에 엔-원 910 붕괴…800원대 코앞
이날 엔-원은 장초반 904.54엔까지 내리면서 905엔선도 하회했다. 이로써 5원가량만 추가로 하락하면 엔-원은 800원대로 진입하게 된다. 엔-원이 8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지난 2008년 2월이 마지막이다.
엔-원 하락은 최근 국내 증시로 외국인 투자 자금이 적극적으로 유입된 여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4월들어 2조7천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날도 오전 10시20분 현재 1천100억원 넘는 순매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코스피는 2,150선도 넘어섰다.
이에따라 달러화는 3월말 1,110원선 수준에서 이날 1,083원선 부근까지 30원가량 하락했다.
반면 달러-엔 환율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달러 약세 흐름에도 119엔선 부근에서 지지력을 유지하는 중이다. 달러-엔은 3월말 120엔 부근에서 종가를 기록한 이후 이날 오전 현재 119.70엔선 부근에서 등락 중이다.
외국인 주식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엔-원 동조화가 깨진 셈이다.
◇당국도 후퇴…경계심 거두기 어려운 시장
시장 참가자들은 엔-원이 꾸준히 하락하는 과정에서 당국이 소극적인 방어로 일관하는 점도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과 원화의 동조화가 강하게 진행된 데는 910원선 부근 등에서 레벨 방어 움직임을 보여준 당국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하락 사이클에서는 910원 레벨에 집착하기보다 스무딩에 집중하면서 하락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강화됐다.
올해 경상흑자가 1천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외불균형이 커진 시점에서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통해 외환시장 개입을 강하게 비판한 점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제약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체결 등을 앞두고 의회를 중심으로 무역 상대국의 환율개입 금지 주장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환율보고서 탓인지 4월 초 이후 당국의 엔-원 관리가 느슨해진 느낌"이라며 "외국인 자금 유입과 강달러 조정 국면 등 하락 우호적인 환경에서 당국의 스탠스 변화는 달러화 방향전환에 핵심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딜러들은 다만 900원선을 앞두고 당국에 대한 경계심을 거두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등 불안요인 발생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원화는 약세로 가면서 엔-원이 급등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도 변수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대내외 여건이 엔-원의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지만, 900원 선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당국이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도 엔-원의 반등을 가능하게 할 요인"이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이날도 당국이 스무딩은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락 분위기가 강화됐지만, 900원선을 앞두고는 당국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경계심을 가지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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