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 환율 800원대-①> 원화 강세 왜 가팔라졌나
<※ 편집자주 = 엔저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엔-원 재정환율이 7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엔-원 환율이 100엔당 900원선을 위협하면서 수출 등 경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최근 엔-원 환율이 하락한 배경과 향후 전망을 진단하고, 외환당국의 스탠스 등을 알아봤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23일 서울외환시장 개장 전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900원을 밑돈 것은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으로 외국인의 투자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경상·무역수지 흑자 등으로 원화 강세 압력이 강화된 영향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원화는 미국 달러 대비 3.74% 절하됐다. 같은 기간 엔화는 달러 대비 14.16%의 절하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글로벌 달러 강세 국면에서도 원화의 절하율은 주요 통화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7월 1일 대비 달러-엔 환율의 상승률은 올해 3월 이후 17~19%를 꾸준히 유지했지만, 같은 기간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스팟의 상승률은 7%대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엔화가 원화에 소폭 약세를 보인 것과 달리 원화는 2% 정도 절상됐다. 가팔라진 원화 강세가 엔-원 환율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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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1일 이후 달러화와 달러-엔 환율 간 등락률 비교>
최근 들어서는 우리나라로의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원화 절상과 엔-원 재정환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22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주식 순매수에 나서는 중이다. 최근 12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누적 규모는 3조5천억원에 달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 10일부터 9거래일 연속 하루 평균 2천억원을 넘겼고, 22일에는 7천억원을 웃돌았다.
채권시장에도 외국인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는 중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556)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국채와 통안채 등 총 13조565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번 달 외국인의 원화채 순매수 규모는 3조6천200억원을 나타냈다.
주식과 채권 등에 대한 외국인의 대규모 투자자금 유입이 달러화와 엔-원 재정환율의 하락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규모 경상·무역수지 흑자 기조 지속도 원화 강세와 엔-원 재정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무역수지 흑자폭은 215억7천200만달러를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무역흑자 폭이 52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흑자 폭이 4배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해 연간 무역흑자폭인 472억달러에도 절반 수준에 근접한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역시 지난 1월 65억8천만달러, 2월 64억4천만달러로 2개월 연속 60억달러 선을 웃돌았다. 한국은행도 지난 1월 15일 '2015년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폭이 94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무역수지의 흑자가 서울환시에서 직접적인 달러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았지만 , 펀더멘털 상의 달러 공급 우위는 여전하다는 점이 증명됐다.
A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화와 엔-원 재정환율 하락의 가장 기본적인 요인은 수급"이라며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만만찮고, 경상·무역수지 흑자도 이어지며 달러화 하락 압력이 강화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가 아니면 원화 강세는 당연시되는 모습"이라며 "달러화와 엔-원 재정환율의 하락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외환딜러도 "경상·무역수지 흑자에 최근 외국인 자금의 전반적인 유입 등이 달러화와 엔-원의 레벨을 누르는 중"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과 유럽 통화 완화 등 외부 요인을 제거하면 남는 것은 원화 절상 요인뿐이다"라고 설명했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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