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 환율 800원대-②> 엔화-원화 '제 갈 길' 가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은 900원선에 바짝 다가선 엔-원 재정환율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환시 딜러들은 23일 꾸준한 외국인 자본유입과 달러 강세의 후퇴 등 주변여건이 달러-원 환율 하락을 자극하면서 엔-원 환율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엔 환율은 부양책에 대한 기대 등으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120엔대에서의 반복적인 저항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딜러들은 달러-엔이 118엔~120엔에서 움직이고 달러화의 하락 요인이 부각하면 엔-원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엔-원 환율을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국내 주식 매수다. 외국인은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년8개월여 만에 최대 규모인 7천4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는 등 4월들어 3조4천억원 가량을 쓸어담았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전일 개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받아낸 것을 보면 매수 여력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거센 상황이고 네고 물량도 손절성으로 매도 레벨을 낮추고 있어 달러화의 저점 테스트가 이어질 것"고 말했다.
그는 "국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진다면 달러화의 하락세도 누그러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원화 강세가 깊어지면서 엔-원도 900원선 아래로 밀려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도 "외국인 매수세가 놀라운 수준"이라며 "유로존과 중국의 부양책 등으로 유동성 장세가 한층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 금리인상 지연 인식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 기조도 소강상태로 들어갔다.
4월 들어 주요 통화의 달러 대비 등락률을 보면 싱가포르달러와 대만달러, 호주달러 등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신흥통화 및 상품통화에 대한 달러의 강세가 전반적으로 후퇴한 것으로, 같은 맥락에서 서울환시에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도 좀처럼 달러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이 힘들어진다면 시장의 관심이 재차 국가별 펀더멘털로 전환될 것이다"며 "기록적인 경상흑자를 보이는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이 부각된다면 달러화는 하락 흐름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강세 추세가 아니라 데이터에 따라 연준의 정책 방향을 탐색해야 하는 국면으로 접어든다고 하면 공급 우위가 명확한 수급에 따른 하락 압력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당국 개입과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 달러-엔의 가파른 상승 등은 달러화 반등을 이끌면서 엔-원의 추가 하락을 제어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D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그리스 디폴트 등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달러-엔 하락하고 달러화는 급등하면서 엔-원도 큰 폭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같은 요인들에 대한 대한 시장의 경계심은 점차 희석되는 중이다.
E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사실상 당국 외에 달러화 및 엔-원의 하락을 제어할 수 있는 요인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당국의 스탠스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다"며 "스무딩은 지속하지만, 은행권의 숏플레이를 제한하는 수준이지 강도 높게 달러화의 하락을 막아서지는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그리스 우려가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가장 민감해야 할 유로-달러가 지지력을 보이는 상황에서 달러화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도요타의 선임고문이 일본은행(BOJ) 신임 금융정책위원으로 임명됐다는 소식과 오는 4월말 BOJ의 추가 부양책 가능성 등으로 달러-엔이 지지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인식도 여전하다.
F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120엔선 위에서는 일본 당국에서도 반복적으로 우려가 제기되는 등 내부적으로도 추가 엔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달러화를 큰 폭으로 끌어올릴 정도로 달러-엔이 빠르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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