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 환율 800원대-③> 도대체 외환당국은 뭐하나
(서울·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엄재현 기자 = 최근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환 당국의 스탠스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특정 레벨마다 방어하던 당국이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800원대로 낮아졌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서울환시는 당국의 침묵이 계획된 전략인지,속수무책의 결과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당국이 엔-원 하락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깨지는 순간 환율은 다시 곤두박질할 것으로 진다됐다. 일부 시장참가자는 불확실성을 키우기 전에 당국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청을 돋웠다.
◇ 제한적인 스무딩 일관…대책 없는 당국
당국이 대규모 실개입 대신 스무딩에만 치중하면서 940원대였던 엔-원 환율은 꾸준히 내려왔다. 당국이 빅피겨 900원을 앞두고 레벨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했던 910원이 뚫렸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23일 "당국에서 아무런 액션이 없자 당국 개입을 믿고 롱포지션을 취했던 세력들에서 롱스탑이 나왔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현재까지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엔화가 일본은행(BOJ)의 추가 완화 시그널을 기대해 약간 절하됐다"면서 "엔-원이 빠른 속도로 내려왔기 때문에 그리스 추이 등을 보면서 예의 주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 왜 입 다물었나
서울환시는 당국이 환시 개입을 지적한 미국 등을 의식한 결과라고 추정했다. 미국 재무부는 반기 환율보고서에 이어 지난주 한미 재무장관 양자면담에서도 한국에 환시 개입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환율보고서 발표 전에 개입을 자제했다가 발표 후 적극적으로 개입에 나섰던 과거를 고려하면 현재 당국의 스탠스는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미국의 비판 강도가 높아졌고 외환 당국의 눈치보기도 심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당국이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B외국계은행 딜러는 "당국이 막는다고 막힐 레벨이 아니다. 주식자금이 많이 유입돼 외환보유액을 늘리면서 레벨 방어에 나서봤자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개입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굳이 약발이 없는데 실탄을 쓰기보다 살짝 발을 빼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게 일부 시장참가자들의 진단이다.
전날 발표된 일본 무역수지도 이런 진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 무역수지는 흑자로 전환돼 엔화가 약세를 끝내고 반등할 수 있는 재료로 해석됐다. 당국이 대외적 비판을 감수하며 개입하지 않더라도 엔-원 환율이 오를 수 있는 재료가 되는 셈이다.
◇ "설마 안 하진 않겠지"
딜러들은 엔-원 환율 900원이 무너지면 당국이 구두개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기재부와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 공동으로 구두개입을 단행한 바 있다.
C시중은행 딜러는 "달러-원이 단기적으로는 빠질 만큼 빠져서 엔-원 900원이 허망하게 깨지진 않을 것"이라며 당국이 구두개입 이후 실개입을 동반해 환율을 받칠 수 있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딜러는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언론에서 선도한 경향이 있다"면서 "미국이 의식되는 당국으로서는 언론이 엔-원 하락을 다뤄주면 부담이 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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