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1,050원 당시 당국으로 본 엔-원 900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900원 아래로 낮아지면서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도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당국의 개입에도 외국인 증권자금 유입에 따른 원화 강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8일 당장 엔-원 재정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할 여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들은 지난해 달러-원 환율이 1,050원 아래로 떨어질 때와 마찬가지로 외환당국이 심리 쏠림을 차단하기 위한 스무딩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당국 개입에도 달러-원 환율은 지속적을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외국인 자본유입 추세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딜러들은 엔-원 900원선 아래서도 당국이 소극적으로 움직이면 개입 후퇴에 대한 의구심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당국, 1,050원 붕괴 후 행보 어땠나
서울 환시에서는 엔-원은 현물환 시장 개장 직후 897.20원선을 기록하며 지난 2008년 2월 이후 처음으로 900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엔원 재정환율의 빅피겨인 900원선이 뚫리면서 지난해 달러-원 환율 1,050원이 아래로 뚫렸던 사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달러화는 지난해 4월9일 금융위기 이후 6년간 지켜지던 1,050원선을 하회했다. 이후 달러화는 실망 매물 및 숏베팅이 강화되면서, 7월4일 1,008.40원선까지 하락하는 등 세자릿수 진입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당국은 당시 달러화 1,050원선 레벨 방어에 집중하지 않았고 주요 지지선을 내어준 이후 그대로 후퇴하지도 않았다.
1,050원선이 붕괴된 다음날 달러화가 1,030원대 초반까지 수직으로 하락하자 최희남 당시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어떠한 방향으로든 시장 쏠림으로 단기간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구두개입에 나섰다.
당국 이후에도 대규모 매수 개입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달러화의 하락 속도를 제어했다.
딜러들은 이번 엔-원 900원선 하회 국면에서도 당국이 순순히 물러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일단 주요 지지선을 내어주더라도 곧바로 대응에 나서며 심리 쏠림을 차단하고 나설 공산이 크다"며 "적어도 이날은 엔-원 롱플레이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장 인식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당국 내부에서도 시장 심리가 추가 하락 쪽으로 굳어지는 데 대한 경계심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심리가 한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경계심은 항상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당국은 현물환 시장 개장과 동시에 스무딩에 나서며 달러화를 1,070원선 위로 올려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내외금리차는 차별화…자본유입은 '닮은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1%대로 떨어진 국내 기준금리 등은 지난해와 차별화되는 만큼 원화의 추가 강세 압력이 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B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금리가 이미 1%대로 떨어졌고, 미국 금리는 올해 안에 인상될 것이란 기대는 여전하다"며 "금리차 축소를 감안하면 엔-원이나 달러화가 지난해처럼 일방적인 하락세를 나타낼 여건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와 유사하게 외국인 자본의 국내 유입이 지속하는 점에서 엔-원 및 달러화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전일까지 15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4월들어서만 4조6천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해에도 4월 2조7천억원, 5월 1조9천억원, 6월 1조원, 7월 4조원 등 순매수를 지속하면서 달러화에 꾸준한 하락 압력을 가한 바 있다.
C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올해 경상흑자가 1천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본도 유입되면 달러화가 하락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라며 "자본유입이 중단되지 않는 이상 원화의 강세 시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국의 지속적인 방어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다만 "당국이 스무딩을 지속하고 있지만, 미국 환율보고서 등으로 개입 강도는 약할 수밖에 없다는 시장의 의구심이 큰 것도 사실이다"며 "엔-원 900원 붕괴 이후 대응 강도가 약하다면 이런 인식이 굳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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