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숏커버…외환당국 버티기 성공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숨 가쁘게 진행된 하락세에서 벗어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외환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달러화 하단을 지킨 가운데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참가자들도 숏커버성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추가적인 하락 베팅에서 한발 물러서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4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가 한풀 꺾인 가운데 대외적으로도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글로벌 달러 강세가 재개될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 하락세도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외환당국 버티기에…역외도 숏커버
엔-원 재정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0엔당 900원선을 하회하는 등 가팔랐던 원화강세 시도는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당국이 달러화 1,070원선 및 엔-원 900원선 붕괴 이후에도 꾸준한 스무딩을 통해 추가 하락 속도를 방어하는 가운데, 역외도 숏커버성 달러 매수에 나섰다.
지난 30일 달러화는 1,068~1,069원선 부근 형성된 당국 방어선을 바닥으로 장 종료 직전 역외 달러 매수가 몰리며 1,072원선 위로 올라서 마감했다.
역외의 달러 매수 움직임은 휴일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1일(미국시간)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82.55에 마감됐다. 스와프포인트(0.95원)을 감안하면 현물환 기준 1,081.60원으로 1,080원대를 회복했다.
미국 4월 소비자태도지수가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엔 환율이 120엔선을 회복하는 등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유로-달러 환율이 1.20달러선 위로 급등했지만, 달러는 엔화와 주요 아시아통화 등 유로를 제외한 통화에 강세를 보였다. 유로-달러의 급등으로 유로화 매도-아시아 통화 매수로 형성됐던 유로 크로스 숏포지션의 청산도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 바닥 확인 vs 일시적인 숏커버
역외 시장에서 달러화가 1,080원대를 회복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만큼 서울환시에서도 저점 인식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달러화의 하락을 주도해온 외국인 자본유입이 한풀 꺾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월 한 달간 4조6천억원어치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8일부터는 순매도 움직임도 보이는 등 추가 매수세가 멈춘 상황이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가 2.117%까지 상승하는 등 달러 강세 재개 부담이 강화됐다. 일본은행(BOJ) 추가 부양책 기대가 줄었어도 미 국채금리의 꾸준한 상승에 힘입어 달러-엔은 120엔선을 회복했다.
오는 8일에는 미국의 4월 비농업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최근 지표가 부진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는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만큼 고용지표 호조시 언제든 달러 강세가 심화할 수 있다.
A외국계은행 딜러는 "당국이 주요 지지선 붕괴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 하락 베팅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달러 강세 조짐도 감안하면 추가 하락보다는 급반등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딜러는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지지선을 하향 이탈하기도 했지만, 1,070원선 바닥론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며 "하반기에 다가서면 미국 금리 인상 경계감이 강해지고, 국내의 금리 인하 이슈도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달러화가 상승세로 전환할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의구심이 여전하다.
지난 4월 무역흑자는 84억8천8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한 달 만에 갈아치웠고, 3월 경상흑자는 104억달러 가량으로 역내 3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생기는 불황형 흑자지만, 막대한 대외수지 흑자는 수급상 하락재료가 될 수밖에 없다.
달러-엔도 120엔선에서 반복적으로 상단이 막혔다는 점에서 아직 저항선을 뚫고 올라선 것으로 판단하기 이르다.
C시중은행 딜러는 "달러 강세 기조가 분명해지지 않는 이상 달러화가 상승세로 전환되기는 어렵다"며 "막대한 경상흑자를 당국이 흡수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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