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등판마다 환율 하락…외환딜러들도 '당혹'>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외환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이주열 총재의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발언을 빌미로 급락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총재가 최근들어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뉘앙스의 발언을 유독 강조한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 딜러들은 18일 이주열 총재가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스탠스를 드러내는 점이 달러 매수심리를 반복적으로 위축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이 총재가 엔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지만, 수출부진 해결을 위해서는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하는 등 다소 종잡기 어려운 스탠스를 보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이주열 회견→달러-원 급락…'패턴화'
지난 15일 금통위에서 달러화는 극적인 반전을 보여줬다. 달러화는 기준금리 동결 소식 이후에도 소수의견의 확대 가능성 등에 주목하며 오름세를 유지해 1,095원 선까지 올랐다.
달러화는 이후 소수의견이 한 명으로 확인되고, 이주열 총재도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이면서 고점 대비 10원 가까이 급락해 1,085.70원에 마감했다.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한 달 사이 지표 등을 판단해 보면 전망과 부합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경기 개선의 긍정적인 신호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추가인하에 소극적인 의향을 내비쳤다.
이 총재가 회견에서 매파적 성향을 보이며 달러화가 급락하는 현상은 최근 금통위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금통위에서도 이 총재는 "국내경제는 약하지만,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질금리가 실물경기를 뒷받침할 수준"이라고 하는 등 매파적 언급을 내놨다.
그는 당시 엔-원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이례적인 발언을 했으나, 달러화는 긍정적 경기진단에 영향을 받으면서 1,096원 선에서 1,092원 선까지 반락했다. 엔-원은 주요 지지선이던 910원 선도 내줬다.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인하됐던 지난 3월 금통위에서도 달러화는 총재 회견 이후 고점 대비 10원 이상 급락했다. 당시 이 총재가 "25bp 수준의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는 등 추가인하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영향이다.
A시중은행 딜러는 "이 총재가 금리를 내리든 동결하든 상관없이 인하가 탐탁지 않다는 속내를 꾸준히 드러낸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 엔저·수출 놓고 '오락가락' 발언…시장도 당혹
이번 금통위에서는 이총재가 엔저 현상과 수출 부진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게 발언하면서 시장의 혼선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총재는 "수출부진은 환율, 경기순환적 요인, 구조적 요인 등이 복합적이지만 경기순환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크지 않나 생각한다"며 "환율에 금리로 곧바로 대응한다고 말씀드릴 수 없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달러화의 하락세를 더욱 심화시킨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앞서 이 총재는 엔저를 강하게 우려하는 듯한 발언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는 "급격한 엔-원 하락이 수출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게 사실이며, 특히 점유율 등을 보면 자동차 산업에서 타격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세히 말할 순 없으나 (엔-원 하락에 대해)정부와 협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조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엔-원 환율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로 읽혔다.
B시중은행 딜러는 "이주열 총재가 엔저 현상으로 수출 부진이 우려된다는 식으로 발언을 했으나, 이후 답변에서는 다른 견해를 내비쳤다"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종잡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C외국계은행 딜러는 "이 총재가 수출에 환율이 핵심이 아니라고 언급한 점은 당혹스럽다"며 "환율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내용이지만, 오히려 그동안 당국이 수출과 엔-원을 연관시키며 원화절상 기대를 제어하는 논거로 삼아왔는데 이와 배치되는 발언"이라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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