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지인 기자 = 엔화가 최근 안정기에 들어갔지만 약세 요인이 점점 쌓여가면서 시장이 다시 변동성을 보일 조짐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20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올해 초 이후 달러-엔은 115~122엔 사이의 박스권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트레드니들 에셋 매니지먼트의 매튜 코본 펀드매니저는 "시장참가자들이 달러-엔 시장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린 것 같다"며 "주목할만한 변동성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환율 안정 속에 외국인들이 대거 주식 시장에 유입, 닛케이 225지수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올 연말에 엔이 달러당 125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데 확신을 갖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최근 시장 예상을 웃돈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등 탄탄한 펀더멘털이 연말까지 엔 약세를 계속해서 압박할 것으로 도쿄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 경기 회복 불안감에 따른 일본은행(BoJ)의 통화 완화 가능성과 최근 주식시장의 랠리,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3월 경상흑자(2조7천953억엔) 등도 엔화 약세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케다 유노스케 노무라 수석 외환전략가는 달러화 매수를 원하지만 유로화 매도를 꺼려하는 헤지펀드가 자연스럽게 엔을 주목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태평양 주변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엔 약세의 촉매로 거론됐다. TPP 협상에서 환율조작국 이슈가 불거지는 바람에 일본 정부의 엔화약세 정책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으나 이 협상이 마무리되면 일본의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야마다 슈스케 외환 전략가는 "TPP 협상이 타결된다면 일본 정부는 엔 절하에 대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더 큰 외교적 자유를 누리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엔이 이미 너무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뉴버거 버먼의 우고 란치오니 외환 매니저는 "다른 주요 10개국(G10) 국가의 통화에 비해 엔은 20~25%정도 평가절하됐다"며 "G10 통화 중에서 엔이 제일 싸다"고 밝혔다.
밀레니엄 글로벌의 리처드 베이컨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엔이 달러 대비 ⅓ 이상 저평가됐다고 분석했다.
엔화 가치의 향방에 일본 국내 투자자들이 변수라는 시각도 있다. 매튜 코본은 "해외채권 및 주식 투자에 지친 투자자들이 국내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 엔 강세가 촉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