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의 위안화가 더는 절하된 상태가 아니라고 명시하며 통화 가치 절상에 대한 압력이 우리나라로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IMF가 우리나라와의 연례협의에서는 원화 가치가 절상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27일 IMF가 중국 위안화 가치에 대한 스탠스를 원화보다 더 완화했지만, 미국 재무부와 의회의 태도는 여전히 강경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화에 대한 '나 홀로' 절상 압력이 당장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IMF는 지난 26일 공개된 중국과의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지난 1년간 위안화 실효환율이 상당히 절상돼 위안화가 더는 절하된 상태를 나타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IMF는 지난 13일 내놓은 우리나라와의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원화가 펀더멘털과 바람직한 정책에 따른 수준에 비해 더 약세를 나타내는 중"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원화와 달리 위안화는 현재 적정가치에 도달했다는 분석을 IMF가 내놓은 셈이다.
이에 대해 당국 관계자는 미국이 여전히 위안화 가치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만큼 원화가 나 홀로 절상 압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IMF의 이번 연례협의 결과로 위안화 절상 압력이 줄어들 수 있겠지만, 미국 의회와 재무부는 여전히 강경하게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10일 발간한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줄었지만, 위안화는 여전히 크게 절하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 재무부는 중국이 환율 결정에 시장에 더 큰 역할을 허용해야 하며, 위안화가 추가 절상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위안화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도 "미국의 경우 특히 의회가 위안화 가치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고, 강경한 태도를 나타내는 중"이라며 "각국 재무부가 해당 국가의 의회 등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재무부의 스탠스가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IMF가 환율 관련 평가 방법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도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당국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실제 IMF는 우리나라와의 올해 연례협의 결과 발표문에서 원화가 약세를 나타내는 중이라고 지적함과 동시에 평가 방법상 결함이 있을 수 있다고도 설명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IMF 연례협의 결과에서도 (통화 가치 산출의) 방법상 문제점을 스스로 명시한 바 있다"며 "각국의 모델에 따라 다른 만큼 결국 적정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외환 당국은 위안화에 대한 IMF의 스탠스 변화 원인 중 하나로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 축소를 지목했다. 해외 투자 활성화 등을 통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축소 필요성도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경상수지 흑자폭이 빠르게 축소되며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 내외의 비율을 유지하는 중"이라며 "관리변동환율제에서 위안화가 점진적으로 절상되고, 경상수지 흑자폭마저 줄어들며 IMF의 스탠스가 달라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줄어들 경우 원화 절상에 대한 압력도 자연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투자 등으로 경상흑자를 줄여 적정수준에서 유지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 관계자도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 자본수지 측면에서의 유출이 나타나며 경상수지 흑자폭도 일정부분 줄어들 것"이라며 "이 경우 외환시장의 수급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균형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