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에 '무덤덤'…통화정책의 환율효과 논란>
  • 일시 : 2015-06-16 09:41:56
  • <금리인하에 '무덤덤'…통화정책의 환율효과 논란>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통화정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원화 약세'라는 인식이 통용되고 있으나, 금융통화위원회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마다 원화가 강세(달러-원 환율 하락)를 보이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 금리인하에도 달러-원 상승현상 되풀이

    금통위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때마다 달러-원 환율은 하락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8월 14일 금리 인하 당시 전일대비 7.70원이나 곤두박질했다. 지난해 10월 15일 금리 인하 때도 전일대비 1.40원 떨어졌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금통위가 열렸을 때도 전일대비 0.60원 올랐다가 기준금리 인하 직후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상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내수경기도 살리고 상대적인 원화 강세 문제도 해결해줄 것이란 과도한 기대를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16일 "기준금리 인하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국내외 경제여건이나 수급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기준금리를 내린다고 달러-원 환율이 반드시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려면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금리와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에 차례대로 영향을 미쳐야 한다"며 "그러나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인하돼도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은 국내보다 해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국내 통화정책으로 환율을 통제하긴 어렵다"며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빌미로 달러화가 상승한 데 따라 차익실현성 매물이 나온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딜러는 "글로벌 환율전쟁 이슈로 통화정책의 환율효과가 커진 게 사실이다"면서도 "다만 기준금리 외에도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고, 특히 글로벌 달러 강세와 맞물려 엔화 추이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국내 채권금리는 글로벌 금리 상승에 연동한다"며 "국내 통화정책이 환율경로에 미치는 영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에만 영향을 받고 있다"고 추정했다.

    ◇ 외환당국도 "금리차만으로 자금이동 설명 어렵다"

    외환당국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통화정책의 차별화와 국내외 금리차가 외화자금 추이와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이것만으로 자금 유출입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금리차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에 대해 "미국이 어느 정도의 폭으로, 어떤 속도로 금리를 올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대답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한미 금리차 외에도 장기성장률 차이가 어떻게 되고, 물가가 어떻게 되는지도 함께 봐야한다.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만 하더라도 예전과 달리 요즘 들어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고 분석했다.

    결국,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로 한미 간 금리차가 축소됐지만, 이것만으로 외화자금의 유출입 방향이나 규모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준서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이 지난 5월 28일 연합인포맥스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환율은 금리만의 함수가 아니다"고 언급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준서 팀장은 "금리가 환율에 대한 영향이 없다고 하면 안 된다"면서도 "금리와 환율과의 관계가 선험적으로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금리정책으로 모든 것 해결할 수 있다는 도그마에 빠져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딜러들은 금통위가 금리를 내릴 때마다 달러-원이 하락하는 이유를 이주열 한은 총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찾기도 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이주열 총재가 금리 인하의 불가피성을 언급하면서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선 부정적인 스탠스를 피력한다"며 "이에 투자자들도 달러화 롱 포지션을 구축하지 못하고 달러화도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른 나라들이 자국통화를 절하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금리를 인하할 때마다 원화가 강해졌다"며 "환율부분만 놓고 보면 통화정책이 다소 허비되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eco@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