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엔저 '해프닝'…"안이한 멘트로 자초"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가 엔저 우려 발언을 번복한 것은 환율에 대한 안이한 멘트로 자초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양적완화 폐해를 우려하는 비판론자들에게 '실질실효환율'에 대해 불필요하게 자세히 설명하다가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명목환율'과 '실질실효환율'을 딱히 구분하지 않고 '환율'이란 말에 주목하는 시장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는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16일 참의원(상원)에 출석해 "지난주 의회에서 한 발언은 명목환율 방향성을 내다본 것이 아니다"며 "어디까지나 (실질실효환율에 대한) 질문이 있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설명한 것이며, 앞으로 (달러-엔) 환율에 대한 멘트는 삼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에 했던 '실질실효환율 관점에서 엔화가 추가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발언이 '지나친 엔 약세 속도를 우려한다'고 읽히면서 외환시장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실질실효환율을 설명한 것일 뿐이라는 구로다 총재의 해명은 표면상 맞지만 더 신중하게 말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오랜 디플레이션으로 실질실효환율 관점에서 엔화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니다"며 "일본은행이 디플레이션 탈피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낮은 수준의 실질실효환율은 앞으로 더 떨어지기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문은 "주요 인사의 발언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게 시장이고, 명목과 실질을 엄격하게 구별하지 않는 시장을 고려해 신중히 대응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신문은 양적·질적 완화를 반대하는 세력이 실질실효환율을 '편리한 무기'로 사용하고 있음을 경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판세력들이 명목환율보다 엔화 약세가 더 진행된 실질실효환율을 들면서 '완화 정책으로 과도한 엔 약세가 진행되고 다양한 폐해가 우려되고 있다'는 논리를 펴기 쉽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같은 상황에서 구로다 총재가 '실질실효환율 관점에서 엔 약세는 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일본은행답게 성실한 답변이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에 혼란만 줬다"고 말했다.
신문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고자 하는 일본은행은 엔화 강세 반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완만하다면 엔 약세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본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이 펀더멘털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존의 발언을 반복하며 대응하는게 더 나았을 것"이라며 "앞으로 환율 관련 발언에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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