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日 엔저정책 따라잡기…해외투자 '맞불'>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이 일본의 엔저 유도 정책에 맞불을 놓고 나섰다.
당국은 29일 국내 공공기관과 연기금은 물론 민간 투자자의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연기금 등의 해외투자 확대, 민간의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지원 등 당국이 이번에 내놓은 방침들은 과거 일본이 엔화 강세에 대응에 내놓은 방안들과 유사점이 적지 않다.
일본이 대담한 양적완화(QE) 정책 외에도 대규모 해외투자 유도로 엔저 흐름을 이끌어낸 것처럼, 적극적인 달러 '퍼내기' 전략으로 상대적인 원화 강세 압력을 상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달러 퍼내기 총망라…'일본만큼 한다'
정부가 내놓은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됐다.
우선 비과세 해외투자 전용펀드 등을 통해 증권투자를 활성화한다. 또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한 자금 대출 등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지원도 한 축이다. 여기에 공공기관의 해외투자 확대가 나머지 한 축이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일본 정부가 극심한 엔고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취해온 일련의 정책들과 궤를 같이한다.
일본은 달러-엔 하락세가 깊었던 2011년 긴급 엔고 대책을 내놨다. 일본 정부가 보유 중인 외환보유액 1000억달러를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을 통해 기업들에게 대출해 해외 M&A 등에 활용토록 하는 방안이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해외투자 활성화 대책에서 외평기금 50억달러를 활용해 해외 M&A를 지원키로 했다. 또 M&A에 자금 사전신고 의무를 사후보고로 전환하는 등 관련 규제도 푼다.
연기금의 해외투자 확대도 일본 정책과 판박이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QE 확대조치와 더불어 연금적립금관리운용(GPIF)이 해외주식과 채권 비중을 각각 25%와 15%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달러-엔의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일본 우정그룹 등 대형 기관도 해외투자를 확대키로 했다.
정부도 공공기관의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독려한다. 해외투자 경험이 부족한 연기금이 한국투자공사(KIC)에 자산운용을 위탁하는 경우 기금운용평가 때 가산점을 부여한다.
앞서 국민연금은 2020년까지 전체 자산의 15%로 예정됐던 해외 주식투자 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이번달 초 발표했다. 주식과 대체투자 등을 포함한 전체 해외투자 비중도 30%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이 통화정책상 QE를 하는 점을 빼면 엔고 대책과 정부의 이번 방안이 큰 차이가 없다"며 "외환수급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도 할 수 있는 방안은 모두 동원했다"고 강조했다.
◇日 만큼 효과 낼까…기대와 회의 공존
정부가 대대적인 대응책을 내놓은 만큼 고질적인 외환 수급상 달러 공급 우위가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은 지난해 자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이 1조5천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연기금의 해외투자 확대에 따라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도 꾸준히 늘며 달러-엔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자산 운용업계에서는 해외투자 비과세 등의 조치로 제 2의 해외투자 붐에 대한 기대도 제기되는 등 자본 유출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 2007년 세제혜택 방안이 도입된 이후 개인 투자자의 해외투자 금액은 5월말 35조원 가량에서 2008년 5월말 71조원 가량까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2007년에는 유례없는 해외투자 열풍이 일었던 점 등 차이는 있겠지만, 국내의 저금리 상황 등 해외투자가 늘어날 유인도 적지 않다"고 기대했다.
골드만삭스는 정부 이번 대책에 따른 해외투자 확대 금액이 7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다만, 해외투자가 과거와 같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어렵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외국계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전에는 인사이트펀드 등 묻지 마 식의 붐이 일었다"며 "금융위기 이후 해외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만큼 비과세 등 정부 정책에 따른 투자 확대 효과가 크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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