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發 외채증가 징크스…이번에는>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정부가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대외채무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과거에도 해외증권투자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환헤지를 위해 외채가 늘어났던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환헤지 규정이 완화된 만큼 해외투자 증가분이 고스란히 외채증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기존 해외증권투자에 대한 환헤지 포지션이 일정부분 '언와인딩'되면 외채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의견도 있다.
◇ 과거 해외투자 대책으로 단기외채 급증
30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단기외채는 지난 3월 말 현재 1천128억달러 수준이다. 지난 2008년 9월 말 1천901억달러를 고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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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단기외채가 급격히 늘어난 시점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 사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말 543억달러에 그쳤던 단기외채는 2008년 9월 말 1천900억달러로 폭증했다. 4년이 안 되는 기간에 거의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 기간에 단기외채가 늘어난 것은 중공업체의 선물환 매도와 해외증권투자의 환헤지의 영향이 가장 컸다. 당시 정부가 엔-원 재정환율 급락 등을 이유로 해외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는데, 결국 정부의 대책이 외채증가로 이어졌다.
이처럼 해외증권투자가 외채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해외투자 과정에서 이뤄지는 환헤지 때문이다. 환헤지를 통한 해외투자는 외화를 빌려서 투자하는 것과 같다. 금융기관들이 해외에서 외화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외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번에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면서 환헤지 규정을 완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보험사에 대해서는 환노출 정도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그동안 적용하던 일률적인 환헤지 의무를 대폭 완화했다.
◇ 투자 늘면 외채도 증가 vs 환헤지 완화가 상충
해외투자가 늘어날 경우 외채가 늘어날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환헤지 비율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해외증권투자가 증가하는 만큼 환헤지에 따른 외채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게 이유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해외투자에 대한 환헤지 비율이 줄어들더라도 해외증권투자의 절대물량이 늘어날 경우 에셋스와프 물량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일정 규모의 외채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환율 변동 리스크에 대해서는 무조건 헤지를 하는 게 맞다는 인식이 여전히 크다"며 "이에 대한 인식변화가 생기지 않는 이상 환헤지 수준 자체가 크게 낮아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환헤지 의무가 완화되면서 보험사를 중심으로 환헤지 물량이 언화인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작년 말 기준으로 보험사 환헤지 비중이 100.3%에 달하는 만큼, 규정 완화시 헤지물량이 줄면서 외채도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부증권은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으로 5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향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기존 해외증권투자의 환헤지 포지션에서 200억달러 정도가 언와인딩될 것으로 추정했다.
◇ 당국도 외채관리 병행…필요시 외화자금 공급
외환당국도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의 상당 부분을 환헤지 관행개선에 할애할 정도로 해외증권투자 확대로 외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신경쓰고 있다.
물론 준비지산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을 의미하는 단기외채비율이 지난 3월말 기준으로 31.1%로 꾸준히 낮아졌다. 환헤지로 인해 외채가 다소 늘어나더라도 대외건전성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과거 해외투자 방안이 나왔을 때와 같이 외채가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이를 위해 환헤지 관행을 개선하는 작업도 지속할 것"이라며 "환헤지 비용으로 필요 이상으로 투자수익률이 저하될 수도 있는 만큼 투자성향에 따라 환헤지 여부와 비율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외채, 특히 단기외채가 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대외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스와프시장을 통해서 외화자금을 공급하는 등 당국의 입장에서 외채관리에 대한 대응도 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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