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 100억弗 돌파…달갑지 않은 이유>
  • 일시 : 2015-07-01 13:50:58
  • <무역흑자 100억弗 돌파…달갑지 않은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엄재현 기자 = 6월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축하해야 할 일 같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한국경제의 다양한 문제점이 녹아있다.

    수출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수입이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나타난 이른바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늘어난 무역수지 흑자가 외환정책이나 달러-원 환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불황형 흑자기조 고착…수출 6개월째, 수입 9개월째 마이너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102억 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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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무역흑자가 100억 달러를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최고치라는 의미다. 기존 최고치였던 지난 4월의 85억 달러 흑자를 훌쩍 넘어서는 금액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8% 줄어든 469억 5천만 달러였다. 수출 감소폭 자체는 둔화됐으나, 수출 증가율은 올해 1월부터 6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6월 수입은 전년보다 13.6% 급감한 약 367억 달러였다. 전년 동월대비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수입 감소폭도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째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최근 무역수지 흑자기조는 수출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현상이 아니라 수입이 급감하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으로 풀이됐다.

    국제유가 하락이 수입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내수경기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탓에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더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 상대적인 원화 강세에도 외환정책에 족쇄

    무역수지 흑자가 늘어나면서 외환당국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원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강세를 전개하고 있음에도 대규모 경상수지 및 무역수지 흑자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화에 대한 절상압력도 한층 가중되고 있다.

    배근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원화절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환율정책 여건이 결코 만만치 않다"며 "올해 1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경상흑자와 외환보유액의 점진적 증가는 외환정책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10일 의회에 제출한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3%를 차지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원화의 추가 절상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역시 지난 5월 내놓은 우리나라와의 연례협의 결과 발표문에서 "원화가 펀더멘털과 바람직한 정책에 따른 수준에 비해 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평가방법의 결함을 인정하는 등 이전보다 완화된 입장을 보였으나, 대외적으로는 대규모 경상수지 및 무역수지 흑자 기조 등 한국의 펀더멘털과 비교해 원화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지적은 여전했다.

    ◇ 원화 강세압력 상존…달러 공급과잉 여전

    과도한 무역수지 흑자는 대외 불균형을 초래하고 원화에도 강세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부진 등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원화 절상압력이 커지면서 수출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국내 유동성을 해외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등으로 돌려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로 생기는 달러 과잉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이 중장기 계획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면 원화 절상압력도 상당기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당장 달러-원 1,120원대 중후반에서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상당히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실물량 측면에서의 달러 공급 우위는 상당히 공고한 상황"이라며 "최근 잇따른 대외 충격에도 달러화가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서울환시에서 공급 압력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경상·무역수지 흑자가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희석됐다"며 "그러나 무역수지로 달러 공급 우위를 수치로 확인한다는 게 중요하다. 펀더멘털상 원화 절상 압력은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co@yna.co.kr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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