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불황형 대외수지 흑자…속으로 곪는 韓 경제>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최장기간 흑자 기록을 다시썼다. 월간 기준 무역흑자도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대외수지 관련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는 중이다.
대외수지의 막대한 흑자에도 수출은 6년 만에 최대폭 하락하는 등 좀처럼 반등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고,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등 경제의 속사정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은행 등 경제전문가들은 속으로 곪아가는 우리 경제를 치유하려면 한계기업의 정리 등 기초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장기간 경상흑자 신기록… 수출은 '후진기어'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의 경상수지 흑자는 86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3월 이후 39개월 연속 흑자를 내면서 최장기간 흑자 기록을 다시 썼다.
종전 장기간 흑자 기록은 이른바 '3저(저금리·저유가·원화약세) 호황기'로 불리는 지난 1986년 6월에서 1989년 7월 사이 38개월간이었다.
월간 경상흑자 규모가 10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인 만큼 연속 경상흑자 기록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갱신될 전망이다.
지난 6월의 무역수지 흑자는 102억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는 등 대외부문에서의 신기록은 속출하고 있다.
대외수지의 기록적인 호조에도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뒷걸엄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수지 편재상 수출은 지난 5월 16.3% 줄었다. 금융위기로 글로벌경제가 곤두박질쳤던 지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 6월 통관기준 수출은 영업일수가 지난해 같은달보다 2.5일이나 많았음에도 1.8% 감소해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더욱이 영업일수 변수를 제외한 일평균 수출은 12.3%나 줄어들었다. 수출이 개선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6월 통관수출의 감소폭이 줄어들었지만, 영업일수 변수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수출이 기존의 부진 추세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계부터 기업까지 속병 커지는 경제…수술 필요
최장기간 경상흑자 기록을 새로 썼다지만, 수출의 장기간 부진에서 볼 수 있듯 우리 경제의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국제수지 기준)은 지난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과 2011년 사이 26~27%의 고성장을 기록했지만, 2012년 이후에는 2%대 이하의 증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0.4% 증가에 그쳤고, 올해는 5월 현재까지 12.2%나 감소했다.
수출 부진의 장기화로 수출에 의존하는 국내 기업들의 상황도 나빠지고 있다. 이에따라 한계기업 문제 등도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한은이 같은날 발표한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올해 1.4분기 4.7% 감소했다. 기업매출은 지난해 1.5% 줄어든 데 이어 감소 추세가 이어진 셈이다. 특히 대기업의 매출은 전분기에 5.5% 줄어들면서 카드사태 등으로 국내 경기가 급랭됐던 지난 2003년 3분기 이후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에 미치지 못한 한계기업의 비중은 지난 2009년 12.8%에서 지난해 말 15.2%로 늘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에 대해 이날 "한계기업이 증가하는 현상이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문제는 다들 경각심을 가지고 있지만, 기업분야의 부실 위험에 대해서는 경제 주체들의 경각심이 부족한 것 같다"며 "늘어나는 한계기업이 가지는 위험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실기업을 덜어내고 경제 효율을 높이는 구조조정을 미뤄서는 안 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jwoh@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