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환율 '딜미스'에 당혹…취소 관행 괜찮나>
  • 일시 : 2015-07-03 14:31:28
  • <잇단 환율 '딜미스'에 당혹…취소 관행 괜찮나>



    (서울·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오진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딜미스가 일상화되면서 자성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달러-원 환율 '딜미스'가 발생하면서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물론 외환당국까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환딜러가 실수로 호가를 잘못 입력하면서 생긴 딜미스인 만큼 원만하게 취소되기를 바라는 동정론이 적지 않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마냥 주문취소만이 해결책이냐는 문제의식도 있다. 딜미스가 일상화되면서 시장의 질서가 교란되고 있어서다.

    ◇ 잇단 주문실수에도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취소 관행

    사실 서울환시에서 딜미스는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통상적으로 1~2건의 잘못된 거래는 관행적으로 쌍방 당사자의 합의로 취소가 이뤄진다. 같은 시장에서 일하는 '한 식구'라는 분위기에 실수에 대해 이해하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서울환시 행동규범 제3장 제34조에도 '거래취소는 현재 시장가격과 명백하게 괴리되어 체결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며 딜미스에 대해서는 취소할 수 있음을 명문화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규범을 만든 곳도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자율적인 협의기구체인 외환시장협의회(외시협)다. 외시협은 지난 1982년 설립된 기구로 외환딜러의 행동규범뿐 아니라 거래 관행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연구한다.

    하지만, 최근에 벌어진 대규모 딜미스는 70~80건에 달하는 데다 연거푸 발생하고 단순히 딜미스로 보기 어려운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이를 취소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거래 당사자들은 지난주에 이어 재차 대규모 딜미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번에는 합의 취소가 어렵다며 완고한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3일 "지난주 일어난 딜미스도 취소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또 딜미스가 발생했다"며 "실수에 대한 동정론도 있지만, 이번에는 취소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딜러의 역할은 자신의 호가에 책임을 지는 것인데, 주문실수가 이어지면서 외부에서 보는 시선도 썩 곱지만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 딜미스 개선할 대책은 없나

    이렇다 보니 딜미스를 차단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딜미스가 수기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라는 점에서 이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환중개사 거래시스템에 직전 체결가와 차이가 큰 주문은 입력되지 않게 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 다만 이 장치를 사용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딜러의 선택이다.

    이를 강제할 수도 있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이날처럼 첫거래가 딜미스로 1,112.50원에 체결됐는데, 이 장치가 가동되면 개장가에서 환율이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거래범위가 오히려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처럼 개장전 동시호가를 받도록 하거나 달러-원 시장조성자를 만들어 호가 차이를 없애는 방법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기되는 방안이다.

    이에 대해 외환당국은 시장 참가자끼리의 문제라 직접적으로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면서도 제도적으로 개선할 부분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거래에 주의를 더 기울여달라고 얘기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외환중개사 등으로부터 딜미스가 생긴 배경과 경과를 파악하고 앞으로 딜미스를 막을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도 "딜미스로 혼란이 발생하면 이후 환율과 매매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다"며 "구조적으로 이런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있는지도 논의해보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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