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불난 원화 시장…亞통화 약세 따라잡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개월이 안 되는 사이에 60원 이상 급등했다. 더욱이 7월 들어서는 원화가 호주달러 등 일부 상품통화를 제외하고는 가장 가파른 속도로 약세를 연출함에 따라 그동안 '준 안전통화'라던 평가가 무색해지고 있다.
서울환시 딜러들은 27일 대규모 경상흑자를 기반으로 미국 금리 인상에도 원화는 약세 압력에서 비켜설 수 있다는 기대가 훼손됐다면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롱베팅을 중심으로 당분간 달러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달러화가 1,200원선 등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 7월 절하폭 亞통화 압도…키 맞추기
7월 들어 원화는 주요 상품통화와 신흥국 통화 중 눈에 띄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는 지난달 말 1,114.50원에 종가를 형성한 이후 지난 24일에는 1,167.9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20일 남짓한 사이에 무려 63원 이상 급등한 셈이다.
이 기간 원화의 달러 대비 절하폭은 4.46%로 다른 아시아 통화를 압도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달러의 절하폭은 1.77%에 그쳤고, 대만달러도 1.95% 정도 절하되는 데 그쳤다.
내부의 정정 불안 등으로 위기상황으로 평가되는 말레이시아 링기트화는 7월 들어 절하폭이 1%에 채 미치지 못했고, 외국인 자본 이탈로 곤욕을 치르는 태국 바트화의 절하폭도 3%가량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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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이후 주요 통화의 달러 대비 절하율>
주요 통화 중 7월 들어 원화보다 절하폭이 컸던 통화는 상품가격 급락에 연동된 호주달러(5.50%) 정도로 불과했다. 주요 상품통화인 캐나다 달러도 4% 절하됐다. 이는 7월 들어서는 원화가 대내외의 불안 요인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다른 신흥국보다 더욱 가파른 수준으로 약세를 전개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원화가 안전자산에 준하는 통화로 꼽혔던 것과 무색한 흐름이다. 7월 달러화가 급등하면서 연간 원화의 절하폭도 다른 신흥국 통화와 큰 차이가 없어졌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원화는 지난해 말 대비 지난 주말까지 6%가량 절하됐다. 말레이시아 링기트가 8%,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9%, 태국 바트화가 6% 각각 절하된 것과 비교하면 강도가 아직 다소 약하기는 하지만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다가오면서 신흥국 통화 약세 베팅이 강화됐다"며 "이미 금융위기 전후 수준까지 오른 다른 아시아통화보다 상대적으로 덜 약세이던 원화에 역외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단했다.
◇원화 안전자산 평가는 옛말…롱베팅 국면 전환
딜러들은 최근 달러화가 급등하면서 대규모 경상흑자를 기반으로 형성됐단 원화의 상대적인 강세 기대도 훼손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원화도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만큼 역외의 롱베팅이 지속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원화 약세 기대가 자본유출을 부추기고, 자본유출이 역외의 롱플레이를 떠받치는 전형적인 달러화 상승 국면이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가 달러화는 급등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던 데서 최근 급등으로 롱베팅이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실제 자금유출도 일어나고 있어 롱플레이를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역외가 달러화 급등시 단기적으로 차익실현을 하더라도 자본유출을 바탕으로 재차 롱포지션을 구축하는 상승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달러화가 1,200원선 등 유로존 재정위기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말 달러화 전망치를 기존 1,120원에서 1,200원으로 올려잡았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도 "달러화 1,200원을 이번 상승장의 타겟으로 보고 달러 매수에 나서는 역외 세력이 적지 않다"며 "리얼머니 중심의 달러 매수뿐만 아니라 헤지펀드의 롱베팅도 지속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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