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1,170원 본 뒤 달라진 당국…틀어막기 나서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170원대 안착에도 성공하면서 외환당국의 속도조절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경계심도 강화되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6일 당국이 1,170원대에서는 이전과 달리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롱베팅에 대응해 달러화의 상승을 억제하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달러화가 1,170원대도 저항없이 돌파하면 1,200원선도 가시권에 들어오는 만큼 당국의 속도조절 강도도 세질 것으로 예상했다.
당국 관계자들도 현재와 같은 달러화의 상승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1,170원대서도 롱베팅 지속…당국도 대응 시작
달러화는 전일 1,175원선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 2012년 5월 그리스 재정위기 등으로 기록했던 고점 1,185.60원에 불과 10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 수준이다.
달러화는 올해 들어 지난 4월말 1,066원선을 저점으로 석 달여 만에 100원 이상 급등했다.
특히 7월말 이후 1,170원선 부근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등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던 역외 시장 참가자들이 재차 적극적인 달러 매수에 나서며 레벨을 끌어올렸다.
외환딜러들은 달러화 1,170원대가 뚫리면, 다음 타겟은 전고점인 1,185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지 않은 시장 참가자들은 1,200원선 테스트도 가능한 상황으로 보는 등 환시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중이다.
이에따라 당국의 대응도 달라질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당국은 최근까지 달러화가 상승하는 동안 매도 개입에 나서기는 했지만, 매도 공백을 메우는 스무딩에 치중했다.
하지만 전일에는 달러화 1,174원에서 1,175원선 사이에서 상단을 틀어막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이 1,170원대에서는 비교적 강경한 스탠스를 보여줬다"며 "부총리 등이 달러화 1,160선부근에서도 우려할 것 없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내놨던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 인식에 따른 달러 강세로 달러화도 상승 추세를 이어가겠지만, 당국이 대응에 나서는 모습인 만큼 1,170원선까지 올라왔던 것과는 다르게 상승 속도가 빠르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기대 쏠림·자본유출 우려…당국 역할 필요 지적도
당국이 대응 강도를 다소 높인 데는 달러화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지속 상승하면 시장의 기대 쏠림이 더욱 심해지고, 자본유출을 자극하는 등 부작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잔고가 2조6천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도 1조8천억원 가량이 빠져나갔다. 증시 외국인 자금의 변동성은 수시로 발생하는 일이지만, 채권 시장은 대외금리차의 축소 등과 함께 지속적인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달러화의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원화자산 매도나 환헤지가 추가로 진행되고, 달러화가 더욱 급격히 상승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도 "당국이 특정 레벨을 지키기보다는 급격한 변동성에 대응해 스무딩에 나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1,170원대에서부터는 전보다 면밀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의 상승이 그동안 진행된 상대적인 원화 강세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지만, 현 수준 이상에서는 당국의 대응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글로벌 달러나 달러-엔 레벨을 볼 때 현 상황에서 달러화 1,200원과 과거 1,200원을 같이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내 경상거래나 자본거래는 대부분 달러 기반으로 이뤄진다"며 "상대적 환율보다 달러화의 절대적인 레벨에 대한 관리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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