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통화절하=수출증대' 공식, 이젠 안 먹힌다
  • 일시 : 2015-09-01 09:41:08
  • 신흥국 '통화절하=수출증대' 공식, 이젠 안 먹힌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신흥국의 경쟁적인 자국 통화가치 절하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대 효과는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화가치 절하에도 수출량은 크게 늘지 않고 오히려 글로벌 무역량이 감소하는 역효과만 발생한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현지시간) "신흥국이 통화가치 절하를 통해 경상수지를 개선할 수 있겠지만 수출 증대가 아닌 수입 감소를 통한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무역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작년 6월 이후 러시아와 콜롬비아, 브라질, 터키, 멕시코, 칠레 통화가치는 달러에 비해 적게는 20%, 많게는 약 50% 절하됐다.

    말레이시아 링깃과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1998년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중국도 8월 위안화 가치 평가절하에 나서 글로벌 환율전쟁의 불씨를 지폈다.

    FT는 올해 107개의 신흥국 통화와 무역량을 살펴본 결과 통화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량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통화약세로 수출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완성품 제조를 위해 부품을 대량 수입할 경우 그 효과는 오히려 제한된다는 것이다.

    수입량의 경우 신흥국 통화가 달러대비 1%씩 절하될 때마다 0.5%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체는 "통화약세가 수입품 가격을 끌어올려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대비 37% 하락했고, 브라질의 수입 규모는 최근 3개월간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했다. 러시아와 남아프리카, 베네수엘라도 통화 약세로 수입물량이 일제히 줄었다.

    FT는 이번 조사가 통화 약세에도 세계 무역량이 줄어든 배경을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경제 정책분석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무역량은 1.5% 감소했고, 2분기에는 0.5% 줄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은 "경쟁적인 통화 절하와 근린 궁핍화(beggar thy neighbour·다른 나라 경제를 희생시켜 자국 이익을 도모하는 정책), 이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위험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환율이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수출을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외환 전략 헤드는 작년 한국과 일본, 대만, 이탈리아, 중국의 수출액이 통화약세에도 불구하고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과 수출의 관계가 과장됐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상무부도 미국 수출에 가장 좋은 것이 달러 약세가 아닌 강한 글로벌 수요라고 강조해왔다"고 꼬집었다.

    jhmoon@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