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발표 전 '비둘기 본색' 드러낸 드라기…왜>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미국 고용통계 직전에 비둘기파적인 목소리를 낸 것은 유로화 강세를 꺾기 위한 목적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드라기 총재가 추가 완화에 긍정적인 '비둘기파' 자세를 강하게 드러낸 것은 경기와 물가를 고려한 것뿐만 아니라 유로화 강세의 싹을 뽑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간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경우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2016년 9월 이후에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여파로 유로화 가치는 급락했다. 1.12달러 초반이었던 유로-달러 환율은 단숨에 1.11달러대로 추락했고, 4일 아시아 시장에서도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후 2시18분 현재 유로-달러는 1.1125달러를 기록 중이다.
ECB는 올해와 내년, 2017년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하향조정했지만 중국 경기불안 확대로 더 낮아질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가상승률도 지난 봄 소폭 플러스로 전환했으나 상승세가 둔해 디플레 우려가 남아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로화 강세는 경제에 부담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신문은 "미국 금리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관측도 유로화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미즈호증권은 그간 유로화 약세가 유로존 경제를 지지해왔다며 "연초 이후 유로화 가치가 약 10% 하락하자 소비자물가는 0.5%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유로화 약세 효과를 볼 때 드라기 총재 입장에서는 급격한 유로화 강세를 어떻게든 저지하고 싶을 것이란 얘기다.
한국 시간으로 오늘밤 9시30분에 8월 미국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가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신규 고용자수가 22만명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만약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9월 금리인상 관측은 시들해질 전망이다.
신문은 "드라기 총재가 실제 언급하진 않았지만, 유로화 강세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고용통계 발표 전에 추가 완화 가능성을 풍겼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ECB의 추가 완화 가능성에 유로화 가치 하락 전망이 커질 경우 위험회피 국면에서 엔화로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다"며 "엔 강세가 진행되면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 압력도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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