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슬기 기자 =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러시아의 신용 경색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유가 급락으로 러시아의 외화 수입이 줄어든 데다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러시아의 외화 표시 부채 부담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달러-루블은 지난 5월 러시아 중앙은행이 외화대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49루블까지 반짝 하락세(루블화 가치 상승)를 보였으나 그 이후 달러-루블 환율이 65루블까지 오르는 등 루블화 가치가 23% 떨어지며 다시 신용경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늘어난 러시아의 대외채무는 총 4천100억달러에 달한다.
모스크바에 있는 외국계 은행의 한 위험 관리 헤드는 "지난해 말 패닉에 빠졌을 때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루블화가 또다시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외화 표시 부채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며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은행들과 기업들은 9월부터 올해 말까지 이자를 포함해 610억달러의 부채를 갚아야 한다.
은행 소식통에 따르면, 채무 대부분의 상환 기일은 이달과 12월에 집중돼 있다.
9월에 갚아야 하는 대외채무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방크 9천500만달러, TNK-BP 6천800만달러, 스베르방크 3천300만달러에 달한다.
같은 달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도 철강회사 에브라즈가 7천500만달러, VTB가 4천만달러, 오트리티가 3천500달러다.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규모는 가스프롬 17억달러, 스베르방크 15억달러 등으로 상환 규모가 더욱 크다.
게다가 11월부터는 지난해 말 러시아중앙은행이 은행들의 외화 조달을 돕기 위해 제공한 환매조건부채권의 만기도 돌아온다.
지난주 러시아중앙은행의 엘비라 나비울리나 총재는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12개월 만기의 대출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언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MNI에 따르면, 러시아의 8월 신용 가용성 지표는 48.9로 나타났다. 이는 러시아 회사들이 신용 가용성이 앞으로 더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뜻이다.
매체는 러시아에 가장 큰 신용을 제공해왔던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도 러시아의 신용 흐름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