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딜러들 스무딩 후퇴에 '당혹'…이유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 외환딜러들은 외환당국이 달러-원 환율이 하루 만에 15원 이상 급락하는 데도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자 당혹스럽다는 반을을 보였다. 통상 하루 10원 이상 달러화가 급변동하면 추가 등락을 제어하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과는 다른 패턴이기 때문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6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대대적인 롱포지션 청산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당국도 무리하게 방어선을 올리는 못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최근 달러화 급락 추세가 형성됐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 기대에 변화가 생기면 달러화가 언제든 급등할 수 있다는 점도 당국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 하루 16월 폭락에도 '스무딩'…의구심 확산
달러화는 전일 1,130.2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16.60원 하락했다. 최근 변동성이 커진 점을 감안해도 적지 않은 하락폭이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8월13일 16.80원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추석 연휴 이후로 시계를 넓혀 보면 달러화의 하락세는 더욱 극적이다. 연휴 직전인 지난달 55일 1,194.70원에 마감한 이후 전일까지 약 2주일 만에 64원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전일에는 달러화가 역외 시장에서 9원 가까운 하락세를 나타낸 이후 장중에도 8원가량 추가로 급락했다.
통상 당국이 전일대비 달러화의 변동폭이 10원 이상 등 커지면 장중 추가 급변동을 관리하는 패턴을 보여준 점에 비교하면 장중 추가 낙폭이 이례적으로 컸다.
시장참가자들은 전일 당국이 달러화가 1,130원선까지 내리자 추가 하락을 저지하는 개입에 나서며 레벨을 지켰지만, 이전까지는 별다른 저항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 하락세에서 당국의 방어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확산하고 있다.
A외국계은행 딜러는 "달러화 1,130원대 중반 수준에서는 당국이 막아설 것으로 예상했는데, 너무 쉽게 레벨이 떨어졌다"며 "당국이 달러화의 하락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딜러도 "달러화가 최근 연일 급락하는 데도 당국 개입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며 "개입에 대한 부담이 옅어지면서 시장의 달러 매도 강도가 더 세질 수도 있다"고 밀했다.
◇ 역외 롱처분 관망·급등 재개 부담 추정
딜러들은 당국이 비교적 느슨한 스탠스를 보이는 이유로 최근 달러화의 하락이 역외의 대대적인 롱포지션 청산에 따른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C외국계은행 딜러는 "전일까지 이틀간 역외의 달러 매도 물량이 50억달러 내외에 달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며 "당국도 쉽사리 방어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B은행 딜러도 "역외 매도가 거센 상황에서 당국이 굳이 효용성이 떨어지는 방어에 나서지 않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화가 언제든 급등 흐름으로 반전될 수 있다는 점도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제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상 기대가 옅어졌지만, 당국은 여전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일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시장심리가 바뀌면 다시 달러화의 급등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는 만큼 여유 공간을 만들어둘 필요성도 있는 셈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도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다"며 "최근 달러화 급락이 단기적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소화 중인 점이 당국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도 제기된다. 미국이 외환시장 개입에 민감한 만큼 대통령 방미 중 무리한 개입으로 잡음을 일으키려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D외국계은행 딜러는 "당국의 생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다 보니 대통령 방미 등 억측성 해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국 관계자는 "대통령의 방미일정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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