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보고서 韓 비판 완화…시장 "당국 개입 여력 커질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김다정 기자 = 미국 재무부가 한국의 외환 정책에 대해 예전보다 한결 부드러운 평가를 내놓음에 따라 향후 달러-원 시장에서 정부의 개입 여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환율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달러-원 환율이 급등락하면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예전보다 커졌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환율보고서가 그 자체로 환율을 움직일 만한 직접적인 재료가 되진 않을 것으로 이들은 전망했다.
◇韓 외환개입 '대략 균형' = 19일(미국시간) 미국 재부무는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 반기 보고서에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거의 균형 잡혔다고 평가했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한국 정부가 달러화 대비 원화 절상을 막기 위해 환율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했지만 7~8월 통화가치 하락을 제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 개입이 대략 균형을 보였다는 것이다.
재무부는 이번에도 한국의 외환시장 관리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전체적인 톤은 지난 4월보다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발표된 보고서에서 재무부는 한국이 경상흑자가 크게 증가한데 따른 원화 절상을 막고자 시장에 과도하게 진입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한국 외환당국이 개입을 줄여야 한다"며 "개입은 무질서한 시장 환경이라는 예외적인 상황에만 제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등으로 글로벌 환율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의 외환개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당국은 곤혹스러운 입장을 숨기지 못했었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평가 수위도 상당히 완화시켰다.
미국은 중국 위안화가 장기적으로 절상돼야 하겠지만 '현저히 저평가됐다'는 기존의 평가는 철회해 중국 환율 정책에 대한 비판 강도를 낮췄다.
이번 보고서에서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된 나라는 없었다.
◇"당국 개입 활발해질 듯" = 시장에서는 미국 재무부의 낮아진 비판 수위에 한국 외환당국의 개입 여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의 표현이 다소 완화됐다"며 "최근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데 속도조절에 개입할 여지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락해도 예전과 다르게 당국의 강한 개입이 관측되지 않았다"며 "미국 환율 보고서와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원은 이어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롯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된 나라가 없고 개입 스탠스 자체도 중립적인 것으로 평가돼 외환당국의 개입 움직임이 다소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당국의 개입강도가 지난 봄처럼 강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번 환율보고서가 환율을 움직일 직접적인 재료가 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정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최근 달러-원 환율 반등은 사실상 기술적인 반등이고 다른 해외 통화들과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환율 보고서로 환율이 큰 영향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정 팀장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 후퇴로 위험선호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어 달러-원이 이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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