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딜링룸 "못벌어도 OK"…너도나도 원ㆍ위안 출혈경쟁>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원ㆍ위안 직거래 시장점유율(마켓셰어)을 놓고 시중은행 딜링룸이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원ㆍ위안 스팟 거래를 통해 얻는 수익보다 외환중개 수수료로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지만 시장조성 은행들로서는 이달 말까지 거래량을 유지해야 한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원ㆍ위안 직거래 시장에 참여하는 12개 시장조성 은행 중 거래량 상위권은 중국공상은행을 제외하면 주로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은행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위안화 전담 딜러를 두고 위안화 거래량 늘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들의 원ㆍ위안 실수요가 별로 없어 원ㆍ위안 스팟 거래라도 부지런히 늘려야 한다.
그러다 보니 수익은 사실상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 중개사에 수수료로 제공하는 금액만 한달에 수천만원에 달한다.
한 시중은행 트레이딩 부장은 "한 달에 1억원 이상 수수료로 나갈 때도 있다"며 "원ㆍ위안 거래가 하루 수천 건이지만 수수료 만큼 벌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막대한 수수료를 물어가며 마켓셰어 경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환당국이 마켓메이커(시장조성자) 지정 기준 가운데 하나로 점유율을 보는 탓이다. 외환당국은 내년도 시장조성 은행을 정할 때 11월말 기준으로 최근 6개월간의 거래량을 들여다본다. 기업체 실거래 물량을 제공했는지, 기존 시장조성자로서의 의무를 다했는지 등을 두루 살핀다고 하지만 가장 큰 부분은 전체 거래량이다. 은행들이 위안화 자기자본거래 즉, 포지션 거래에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외환당국은 지난 7월 12개 시장조성 은행에서 시티은행, 도이치은행을 빼고, 중국은행(BOC), 국민은행을 추가한 바 있다. 거래량이 부진한 곳은 과감히 제외한 셈이다.
외환당국은 원ㆍ위안 포지션거래가 활발해져야 스프레드가 좁아져 경쟁력있는 환율이 제공되고, 시장이 안착할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의 출혈 경쟁도 나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의 포지션 거래는 외환시장을 돌아가게 하고 실물을 유인하는 시장 인프라가 될 수 있어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면서 "거시건전성 부담금을 일부 감면해주는 혜택이 올해까지임에도 은행들이 이렇게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그만큼 원ㆍ위안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ㆍ위안 직거래 시장에서 기선 잡기도 은행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당장은 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향후 상하이 시장이 개설될 예정인데다 중국에서 청산은행을 국내은행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 거래량은 가장 우선 들여다볼 지표가 된다. 일단 거래량을 늘려놓아야 청산은행 선정시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다른 한 은행 외환담당자는 "외화부채에 부과하는 거시건전성 부담금 지원은 사실상 딜링룸에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고, 12월부터 원ㆍ위안 중개수수료를 깎아주는 것도 일정 금액 이상 거래해야 50% 할인율을 받을 수 있어 마켓 메이커들이 아니면 사실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수료 부담이 크고, 거시건전성 부담금 혜택이 종료된다고 하더라도 은행들은 마켓셰어 경쟁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에는 원ㆍ위안 직거래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뛰어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태동기에 있는 원ㆍ위안 직거래 시장에 손실을 봐가며 무턱대고 거래량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거래량 순위를 상위권으로 유지하려면 그만큼 수수료 손실이 많기 때문에 중간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원ㆍ위안 시장이 커갈 수 있을지 돌다리를 많이 두드려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