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R가 도대체 뭐길래"…유럽계 외은지점들 '쩔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내에 있는 유럽계 은행지점과 외국계은행이 글로벌 규제의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감독당국이 미국과 유럽당국으로부터 파생상품 청산소(CCP) 적격성 인증 절차에 나서고 있지만 바젤Ⅲ에서 비롯된 유럽내 규제 그림자는 어둡기만 하다.
한국거래소는 18일 유럽 감독당국에서 한국의 적격 CCP 인증과 관련된 법체계 동등성 결정을 받았다고 발표했지만 유럽계 은행 지점 등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서도 적격청산소로 인증받은 바 있다.
◇바젤Ⅲ, EMIR, CRR 글로벌 규제 '첩첩산중'
유럽계 금융기관들이 너도나도 파생상품 영업 축소에 나선 직접적인 이유는 유럽의 자본금 규정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바젤Ⅲ에서 은행 자본규제를 명시하고 있다. 유럽 내에서는 유럽자본규제법(CRR)에 따라 유럽계 금융기관들의 자본금 규제가 이뤄진다. 이 중 유럽시장인프라규제(EMIR)는 파생상품 관련 CCP 보고의무 등을 규제한다. 유럽계 외은지점들은 EMIR의 직접 규제 대상이자 바젤Ⅲ에 기반한 CRR의 규제도 받는다.
파생상품 거래는 원금 손실 위험과 같은 리스크 요인이 큰 만큼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적격 청산소를 활용할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자본금 확충 비율이 달라진다.
즉, 한국이 적격 CCP로 인정받지 못하면 유럽계 금융기관들의 자본금 부담은 커지고, 한국내 자본시장 참가는 사실상 제한된다. 유럽자본규제법(CRR)은 당초 일정대로면 내년 1월부터 발효된다.
박상욱 한국거래소 팀장은 "CRR에 따르면 유럽계 금융기관들이 적격 청산소(CCP)를 통해 파생상품거래 청산을 하게되면 위험자본을 2%만 쌓으면 되지만 비적격청산소를 이용하게 되면 최대 100%까지 쌓아야 한다"며 "적격 CCP 인증을 못받은 나라에서는 거의 파생상품 거래를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韓거래소, 미국 이어 유럽에 CCP 인증 진행
한국거래소가 유럽 감독당국에서 적격 CCP 인증과 관련된 법체계 동등성 결정을 받은 것은 CCP인증의 첫 단추를 꿴 것이다.
유럽과 한국의 CCP관할하는 법체계가 같으므로 그 규제 체계 하에 있는 CCP는 적격한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감독당국간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면 인증 프로세스는 마무리된다. 현재도 거래소는 유예기간에 따라 적격CCP로 인정받고 있다.
유럽 당국으로부터 CCP인증을 받게되면 국내에서 한국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유럽계 금융기관들의 국내 장외파생상품(원화이자율스왑) 청산이 원활해진다. 아울러 위험가중자본 적립액 등 자본규제상의 혜택도 가능하다.
해당 기관은 총 13곳이다. 장외 10개사는 골드만삭스은행, BNP파리바은행, 도이치은행, HSBC, RBS, 크레디아그리콜은행, ING은행, 소시에떼제네랄, 바클레이즈은행, 모건스탠리은행, 장내 3개사는 바클레이즈증권, 모건스탠리증권, 크레딧스위스증권이다.
박 팀장은 "지금까지 외은지점들이 IRS와 같은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줄여온 이유가 유럽 당국인증과 같은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법적 문제가 해소되면 앞으로 부담감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한국시장에서 유럽계 금융기관의 거래물량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법적 동등성 인정이 된 이상 빠르면 올해말, 늦어도 내년초에는 CCP 인증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다만, 미국이 아직 CCP 인증을 받지 못한 만큼 청산소 인증 절차나 CRR 규제 발효 시기가 지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FICC 축소 뿐 아니라 수수료 문제도 남아"
외은지점들의 표정은 여전히 울상이다. 유럽계 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외국계 은행과 외은지점들은 이미 글로벌 규제에 발맞춰 FICC(Fixed Income, Currency, Commodity)부문을 줄여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투명한 보고의무와 자본 확충을 위해 마련된 글로벌 규제들이 이미 외은지점 파생상품 거래의 발목을 잡았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파생상품으로 벌 수 있는 수익보다 자본금 확충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은행이 국내 철수를 결정하고, 외은지점들의 인력 감축에 나서는 것이 단기적인 계산에 의한 움직임이 아닌 셈이다.
외은지점들은 한국거래소가 파생상품 거래에서 적격CCP 인증을 받은 후에도 수수료 등의 비용 발생이 또 다른 문제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한 유럽계 외은지점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바젤Ⅲ에 따른 자본금 줄이기가 현안"이라며 "FICC는 대부분 타격을 입어 IRS 단기물 거래도 대부분 줄였고, 장기물은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거래소를 CCP로 활용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생기는 수수료는 비용 차원의 문제가 되기에 앞으로 파생상품 영업에는 어려운 환경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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