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IB "美금리 인상 충격 클 것"…환율도 1,200원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서울외환시장이 예상보다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달러-원 환율이 내년에 1,300원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는 등 미국 금리 인상의 후폭풍이 거세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24일 투자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 19일 달러-원 환율 전망치를 올해 4분기 1,230.00원, 내년 1분기부터 분기별로 1,250.00원, 1,270.00원, 1,290.00원으로 예상했다. 달러-원 환율이 점점 1,30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1,300원대 환율 전망치를 넣은 곳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3월에 1,200.00원, 6월 1,230.00원, 연말에 1,300.00원으로 달러-원 환율이 껑충 뛸 것으로 봤다.
JP모간체이스는 지난 11월13일자 보고서에서 달러-원 전망치를 올해 4분기 1,205.00원, 내년은 1,225.00원, 1,250.00원, 1,250.00원, 1,220.00원으로 내다봤다. BNP파리바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은행도 내년 환율 전망치를 1,230원대까지 높여잡았다.
◇'美 금리 인상시 글로벌 달러 강세' 공식 우세
IB들은 미국 금리 인상의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우려를 바탕으로 달러-원 환율도 높게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의 원화 강세가 한국은행(BOK)의 금리동결과 위안화 안정과 달러 약세에 따른 것이라며 12월 미국 금리 인상 이후에는 원화 가 약세로 갈 리스크가 높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도 달러-원 환율의 핵심 이벤트로 미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과 유로-달러, 달러-엔, 유로-위안 환율, 국내 가계부채 관리 등을 꼽았다. 국내 경제상황보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각국의 경쟁적 양적완화 여부가 파급 효과가 더 크다는 의미다.
한 외은지점 고위 관계자는 "과거 2000년대 초반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는 글로벌 경제가 좋아서 신흥국으로 오히려 자본이 유입됐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흑자라 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미국 외에는 경제상황이 좋은 곳이 거의 없어 자본 유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동결, 성장률 저하…韓경제 전망도 부정적
물론 달러-원 1,200원대 환율을 전망했다 낮춘 곳도 있다. HSBC는 지난 11월12일 보고서에서 기존의 1,200원대 전망치를 수정했다. HSBC는 당초 올해 4분기 1,220.00원, 내년1분기 1,230.00원부터 4분기 1,250.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수정치는 1,160.00~1,200.00원으로 낮췄다.
HSBC가 달러-원 환율 전망치를 낮춘 것은 일본은행(BOJ)이 정책을 유지하면서 아시아국가들간 경쟁적 통화완화 우려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언제까지고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지에 대해 외국계IB들은 불안감을 나타낸다. 각국의 경쟁적 양적완화 기조가 언제 또다시 불붙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IB들은 국내 요인도 그다지 좋지 않다고 봤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장기화 가능성, 경제성장률 부진과 가계 부채 관리 등을 원화에 대한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박종훈 SC 이코노미스트는 "외국계IB들이 달러-원 환율 전망치를 높인 것은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의미"라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2%대에 그치고, 한국은행 금리 인하 내지 동결 기조가 유지되면 미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달러-원 환율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美 금리인상 여파 시나리오별 대응 필요
외국계 IB들의 비관론이 외환시장에서도 맞아떨어질까. 이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달러화 상승을 막고 있는 서울외환시장에서는 현재로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한 서울환시 참가자는 "1년 기준 달러-원 콜옵션 선호도가 2.9% 정도로 별로 높지 않다"며 "국내 경제상황이 나빠질 수는 있지만 이같은 국내 리스크가 환율 급등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에 신흥국이 얼마나 취약할지에 대한 진단은 향후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성장 모멘텀의 견고성, 장기 금리 향방에 따라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김권식 연구위원은 "과거보다 금리 인상이 낮은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면 신흥국 영향은 긍정적으로, 미국 성장 모멘텀이 불확실한 가운데 장기금리가 예상 경로를 이탈할 경우 신흥국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미국 금리 인상이 시스템적인 자본 유출로 이어진다면 대내건전성이 양호한 국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퍼펙트 스톰이 일어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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