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SDR 편입…콧대 높아진 '왕서방' 경제위상>
(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중국 위안화가 국제 기축통화의 대열에 합류하면서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출발선에 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0일(현지시간) 집행이사회를 열어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결정했다고 공식으로 발표했다.
위안화의 SDR 편입 비율은 10.92%다. 이는 미국 달러(41.73%), 유로화(30.93%)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1일 국내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단시일 내 달러처럼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SDR 편입이 갖는 영향력과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인 그 변화로는 ▲ 위안화 표시 자산의 보유수요 증가 ▲ 중국 통화정책 운신의 폭 확대 ▲ 중국 자본의 해외투자 확대 ▲ 중국 금융과 기업부문의 성장 등을 들었다.
◇ 위안화 표시 자산의 보유수요 증가
위안화는 기축통화 지위 획득으로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표시 자산의 보유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각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의 투자 확대를 비롯해 민간 투자기관의 포트폴리오 조정의 필요성으로 인해 위안화 표시 예금이나 채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의 SDR 편입비중이 10.92%로 결정됨에 따라 SDR 위안화 수요 규모가 현행 2천800억 달러의 10.9%인 306억 달러 증가하게 된다.
이는 10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 3조5천141억 달러보다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향후 각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들이 위안화표시 예금과 채권 비중을 늘리게 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위안화표시 자산에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다.
홍콩상하이은행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위안화의 비중은 2025년 전 세계 외화보유액중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는 0.3%에 불과하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의 SDR 편입은 각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공공 금융기관의 위안화 자산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실제 편입이 되는 내년 10월 1일 전까지의 유예기간이나 각국 중앙은행이 포트폴리오 변경에 필요한 시간 등을 고려하면 위안화 수요가 단기간에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통화정책 운신의 폭 확대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 정책 당국이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그 운신의 폭이 커질 수 있다. 현재 중국의 통화정책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방향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축통화 지위 획득 이전에는 미국과 중국 간 금리 정책의 차이로 위안화 절하 압력이 심화되면 통화가치 안정성 문제가 부각될 수 있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축통화 지위 획득 이후에는 거래·보유통화로서의 위안화에 대한 국제적 인증이 이뤄진 것이 과거와 다른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Fed가 점진적인 금리 인상 구간에 진입한 상황에서 중국 인민은행이 자국 경기하강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한 독자적인 금리 인하를 결정하게 되면 위안화의 절하 압력은 커질 수 있으나 위안화 절하가 가치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제가 금융 불안에 직면하면 연준이나 유럽중앙은행(ECB) 등 기존의 SDR 편입 통화처럼 위안화 발행이라는 양적완화 조치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한 셈"이라고 전했다.
◇ 중국 자본의 해외투자 확대
위안화가 SDR에 편입된 것을 계기로 중국은 위안화 자본의 해외 수출을 가속,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건설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활동이다.
일대일로 건설을 위한 AIIB의 대출자금으로 현재 달러화로 집행하고 있지만, SDR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가 편입된 것을 계기로 앞으로 중국 정부는 AIIB 자본금 증액이나 대출 집행에서 위안화 표시 자산의 사용을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연구원은 "중국은 AIIB와 일대일로 참가국들에 위안화의 사용을 종용할 명분이 생겼고, 상대국가 입장에서도 위안화 사용에 따른 위험과 불편함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일대일로가 지나는 경로를 따라 중국과 주변국의 교역과 무역금융, 국제 전자상거래, 인프라·생산기지 건설 등에서 위안화가 주된 결제통화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 중국 금융 및 기업부문의 성장
위안화의 기축통화 지위 획득은 중국 내부적으로 금융과 기업부문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부문의 경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추가 개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의 개방 확대는 위안화 사용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증시의 급등락으로 위안화 적격 외국인기관투자자제도(RQFII)나 후강퉁의 거래가 주춤했지만, 증시 회복과 함께 위안화를 사용할 주식 매매가 다시 활성화할 수 있다.
기업 부문은 자국 채권시장 발전에 따른 직접금융 의존도 확대와 조달비용의 경감 수혜를 늘릴 수 있다.
또한, 환 리스크 감소에 따라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나 사업포트폴리오의 다변화가 수월해지는 등 영업형태도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윤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자본을 이용해 해외 실물투자를 늘리면 투자자금과 과실의 상당 부분은 해외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이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위안화 사용 확대는 중국 경제와 기업의 성장으로 연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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