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픈' 무역 성적표…최대 흑자 vs 1조달러 붕괴>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우리나라의 11월 무역수지 흑자가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과 수입이 올해 들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면서 사실상 연간 무역 1조달러 신화도 5년 만에 마감했다.
과거처럼 기록적인 무역 흑자를 즐기기에는 수출 부진과 더욱 쪼그라든 수입의 상처가 너무 깊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행진이 이어지면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가 보여준 무역지표 성적표를 보면 웃기면서도 슬프다는 의미의 시쳇말, '웃프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무역흑자 불구 수출입 감소…경제활력 위축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은 444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이 341억달러를 보여 무역 흑자가 104억달러로 월간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무역 흑자는 83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무역흑자 416억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사실상 예약했다.
반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총수출은 4천846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5천232억달러에 비해 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총수입도 4천14억달러로 전년의 4816억달러에 비해 무려 16.6%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11월까지 총수출과 총수입을 더한 교역규모는 8천860억달러에 머물렀다. 12월 수출과 수입을 더한 금액이 1천200억달러를 넘어야 연간 교역규모 1조달러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연간 1조달러 교역은 물 건너간 셈이다.
*그림*
수출이 11개월째, 수입이 14개월째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탓에 지난 2011년부터 작년까지 4년째 이어왔던 연간 교역규모 1조달러 신화도 올해로 막을 내렸다.
결국, 한국 경제의 규모가 쪼그라들고 경제활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돈에서 수입에 사용한 돈을 뺀 무역 흑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으나, 기업들이 무역활동을 하면서 만질 수 있는 돈 자체가 점점 줄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불황형 흑자란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 세계적인 경기둔화에 취약…향후 수출에도 걸림돌
이런 현상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이승훈 삼성증권 이코노스트 "수출입 감소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글로벌 경기 부진이란 구조적인 문제에 글로벌 달러 강세와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세계적으로 교역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중국의 수출증가율은 마이너스(-) 1.9%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수출도 각각 -6.0%와 -9.2% 역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유로존의 독일과 프랑스 등은 각각 -11.9%와 -13.8%의 마이너스 수출증가율을 나타냈다.
문제는 한국처럼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세계적인 경기둔화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본격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과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막대한 무역 흑자가 수출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우 무역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구조적인 현상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도 우리나라 수출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수석연구원은 "무역 흑자가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유지시켜줄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늘어나고 있다"며 "과도한 무역 흑자가 중장기적으로 원화 절상으로 이어질 경우 자칫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co@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