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슬기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이 매입 한계에 다가가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WSJ는 "만약 ECB가 이번 회의에서 추가 완화를 하고자 한다면 창의적인 방법을 고안해야 할 것"이라며 "ECB가 스스로 정한 규칙에 매입 프로그램이 발목 잡혔다"고 보도했다.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오는 3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를 단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CB는 현재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매달 600억유로어치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신문은 그러나 수익률이 예금 금리보다 더 높은 채권만을 사들인다는 매입 원칙 때문에 ECB가 매입을 늘리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채권 금리 하락세로 상당수의 채권 금리가 ECB 예금 금리인 마이너스(-) 0.2%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유로존 채권 가운데 금리가 -0.2% 낮은 것은 8천185억유로어치에 달한다.
여기에 각국 매입 비율과 개별 발행자 기준으로 33% 넘는 채권을 매입하지 않는다는 기준까지 모두 고려하면, ECB가 정한 매입 조건을 충족하는 유로존 채권은 전체 5조유로어치 가운데 12%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ECB의 예금 금리 인하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 ECB가 예금 금리를 내리면 매입 원칙에 부합하는 채권이 늘어나 추가적인 양적 완화를 시행하기 적합한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예금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인하는 채권 시장 랠리로 이어져 결국 채권 금리를 낮추기 때문이다.
라보뱅크의 리차드 맥기어 스트래티지스트는 "예금 금리 인하로 일시적인 이점을 누릴 순 있지만, 실질적인 이득은 없다"며 "결국 스스로 짊어진 제한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CB가 각국에서 사들일 수 있는 매입 한계를 늘리거나, 예금 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은 채권만을 사들인다는 원칙을 폐기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픽텟(Pictet) 웰스 매니지먼트의 프레데릭 듀크로젯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1년 동안은 채권 매입에 문제가 없겠지만, 앞으로 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투자자들에게 ECB 추가 완화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해서는 매입 규칙을 완화하겠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