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외환딜러-스팟> 이용준 KDB산업은행 과장
- "포지션 진입기회를 기다리기 위해 책상에 모래시계 두기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외환딜링에서는 결국 리스크관리와 좋은 단가를 위한 인내심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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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환딜러들의 모임인 한국포렉스클럽에서 2015년 달러-원 스팟(현물환)부문 '올해의 딜러'로 선정된 이용준 KDB산업은행 과장(사진)은 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딜링에서의 원칙을 이렇게 강조했다.
올해로 4년차 딜러인 그는 인터뷰 내내 민망하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지만 딜링에 대한 기준에 대해서는 분명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거래에서 포지션 진입기회를 어떻게 잡느냐는 질문에 "시장 가격이 '폭력적'으로 움직일 때를 활용할 경우가 많다"며 "기회를 위해 인내가 필요할 때 책상에 모래시계를 가져다 놓고 기다리기도 한다"고 답했다.
이 과장은 지난 3분기 달러화가 1,200원을 상회하면서 시장에 매수 포지션이 쌓인 시점에 오히려 숏을 구축한 순간을 올해 딜링의 '고점'으로 짚는다.
그는 "딜러에게 고점과 저점에 대한 감각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며 "산을 탈 때도 마루와 골이 있듯 달러화가 직선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매일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자신의 원칙을 정리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 외환시장의 키워드를 디플레이션 기조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대응이라고 진단했다. 이 과장은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지만 앞으로 미국 달러의 '조달 통화(funding currency)' 역할을 이어받을 유로화가 내년의 주요 변수라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 과장은 딜링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여러 '카운터파트' 중 하나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08년 KDB산업은행에 입행 후 여신업무와 파생회계업무를 맡다 지난 2012년 금융공학실로 자리를 옮겼다.
다음은 이용준 과장과의 일문일답.
-- '올해의 딜러상'을 수상하게 된 소감.
▲ 시장에서 주는 상이라 무엇보다 뜻깊고 감사하다. 올해로 4년차 딜러로 업력이 긴 것은 아니라 상이 과분하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더욱 매진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생각한다. 동고동락한 KDB산업은행 딜링룸 동료들, 특히 외환거래팀 동료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
-- 딜링룸 분위기는 어떤지.
▲ 민경진 부행장과 김선우 실장, 윤경환 팀장 모두 딜러 출신이다. 딜러들의 뷰와 거래에 대해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있다. 딜러들이 자신의 포지션 한도에서 거래하면서 개인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우수한 딜링룸 중 하나다.
-- 스스로의 딜링 원칙이 있다면.
▲ 목표한 수익기회를 좋은 단가에 잡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한다. 좋은 가격은 시장 분위기로 알 수 있어 꾸준히 거래를 찍으면서 시장 분위기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일중 거래로 수익이 찍히는 외환딜러 입장에서 오늘의 고점과 저점에 대한 감각은 매우 중요하다. 포지션 진입은 시장의 가격이 '폭력적'으로 움직일 때를 활용할 때가 많다. 결국 리스크관리와 좋은 단가를 위한 인내심이 원칙이다. 딜러들 사이에선 '포지션 없는 것도 포지션'이라는 말이 있다. 가격에 대한 확신도 서지 않았는데 포지션을 가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산을 탈 때도 마루와 골이 있듯 달러화가 직선으로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매일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 올해 딜링에서 고점과 저점을 찍는다면.
▲ 고점은 지난 9월 말쯤이다. 3분기에 달러화가 1,200원을 넘었는데, 시장에 달러 매수 포지션 상당히 구축됐다 판단했다. 1,200원대에서 숏을 구축하려 노력을 했던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숏돌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점을 파악해 숏을 내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저점, 즉 실망스러운 순간은 손과 익 사이에서 너무 많다.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4월말이다. 3월 한국은행 금통위의 금리인하 이후 줄곧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1,060원대까지 하락했는데, 차트에 박스를 그려두고 거기서 롱을 구축했다. 좋은 시도였으나 이후 1,100원을 의미있게 넘어서기 어렵다고 봤던 점이 아쉽다. 그 후로 100원이 더 올랐다. 딜러가 큰 변곡점에서 좋은 단가로 포지션을 잡아 계속 수익을 내야 하는데 긴 호흡으로 코어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다.
-- 시장 사람들과 소통은 자주 하는 편인지.
▲ 규제와 환경이 달라져 딜러 간 교류가 약화됐지만 시장 관계자들과 꾸준히 만나고 소통하기 위해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사람을 얻는 것은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시장관계자들과 조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딜링은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시장의 여러 '카운터파트' 중 하나로 참여하는 것이다.
-- 올해와 내년 외환시장은 어떻게 보는지.
▲ 올해 세가지 키워드는 디플레이션과의 싸움·중국경기와 위안화·상품과 상품 통화 약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디플레이션 기조에 놓여 있는 글로벌 경제가 가장 큰 틀이라고 생각한다.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말의 핵심은 큰 이슈 없이 변동성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다. 내년에도 디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국제경제 상황은 단기간에 호전될 수 없는 큰 흐름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또한 주변국과 수출경쟁구도에 있는 만큼 중국 위안화 약세 기조 등 근린궁핍화의 경쟁구도에 역행할 순 없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완만한 원화의 약세를 그려본다. 다만, 서울환시에 달러 공급물량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 방향으로 예단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다. 내년 주요한 변수는 '조달 통화(funding currency)' 역할을 하는 유로화에서 올 수 있다고 본다.
-- 외환딜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 은행 업무는 기본적으로 시스템에 따라 돌아간다. 하지만, 딜링은 딜러 개인별로 포지션 한도가 부과되고 그 한도 내에서 딜러가 포지션을 운영한다. 딜러의 역량이 중시되는 셈이다. 환율은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따라서 시장에 오랫동안 꾸준히 열정을 갖고 관심 기울이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좋은 체력과 강한 멘탈이라면 누구든 이 시장에 도전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은 후배분들이 외환시장의 문을 두드렸으면 좋겠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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