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요동치는 시장…달러·금리는 어디로
  • 일시 : 2015-12-17 04:13:13
  • <美금리인상> 요동치는 시장…달러·금리는 어디로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슬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2008년 12월 이후 7년 만에 제로금리 시대에서 벗어나는 역사적 첫 발을 뗀 가운데, 미국의 긴축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90년 이후 25년 동안의 긴축기에 비추어 보면, 달러화는 금리인상 이후 보통 약세로 전환을 한 반면 채권 수익률은 기준금리를 따라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역사가 이번에도 반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과의 통화정책 다이버전스(divergence)로 인한 달러화 강세 현상 장기화 가능성과 전 세계적인 저인플레이션은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 금리인상 이후 달러약세가 일반적 = 달러화 강세는 연준의 금리인상 단행 결심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5월 이례적으로 "환율과 연관된 약한 해외 성장이 미국의 수출을 손상하고 경제에 부담이 된다"며 강달러의 부작용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과거 긴축기의 경험을 살펴보면 금리인상은 오히려 달러화 약세로 이어졌다. 1990년대 이후 금리인상이 달러화 약세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는 1999년 단 한 번뿐이다.

    1994년 긴축기에는 첫 금리인상이 단행된 이후 약 1년 동안 달러 인덱스가 10% 가량 하락했다.

    2004년 6월 금리인상 시기에도 87선을 기록했던 달러 인덱스가 세 달가량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떨어지기 시작해 12월에는 80선을 밑돌았다.

    크레딧스위스의 앤드류 가스웨이트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가치는 경험적으로 첫 금리인상 이후 하락했다"며 "지난 5번의 긴축 사이클에서 달러화는 최초 금리인상 이후 3개월 동안 약 10% 절하됐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이후에 달러화가 오히려 하락한 것은 약 6~9개월 전에 이미 달러화 강세가 진행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금리인상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 현상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이미 선반영된 재료인 데다 추가 인상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면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안정적인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과의 통화 정책 다이버전스(divergence)라는 새로운 변수로 인해 금리인상 이전에 강세를 보이던 달러화가 약세로 방향을 전환하는 데까지 과거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UBS의 제프리 유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긴축에 대해 어떤 태도를 견지하느냐가 달러화 향방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연준이 시장에 매우 완만한 속도의 금리인상에 대한 신호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 수익률은 예외 없이 상승 = 채권 금리는 거의 예외 없이 미국 연방기금 금리와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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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기금금리와 미국 국채 10년물 변동 추이>

    KDB대우증권의 서대일 이코노미스트는 "1976년 변동환율체제가 도입된 이후 5차례(1977년, 1986년, 1994년, 1999년, 2004년)의 금리인상 국면을 살펴보면, 미국 시중 금리는 금리인상 3개월 전부터 금리인상 후 9개월까지 약 1년간 대체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이후 연준의 금리인상이 국채시장에 가장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단연 1994년이다.

    당시 연준은 1980년대 후반 미국을 강타한 저축대부조합(Savings and Loan Association) 파산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연준은 1992년 이후 17개월동안 목표금리를 3%로 유지했다.

    그러다 1994년 2월 기습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이후 다음해 2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목표금리를 6%까지 인상했다.

    그 여파로 미국 국채 가격은 '대학살(Bloodbath)'라고 불릴 만큼 떨어졌다. 1994년 1월 5.75%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그해 11월 7.96%까지 치솟았다. 어스킨캐피털과 같은 헤지펀드가 그때 무너졌고, 멕시코는 결국 외환위기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가 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동조화 흐름이 이번 금리인상 시기에도 어김없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 세계적인 저물가 우려가 지속되면서 국채 금리도 완만한 속도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웰스파고의 제임스 코찬 수석 채권 스트래지스트는 "금리를 얼마나 올리든 채권 매도세를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특히 기준금리 변화에 민감한 1~3년물의 단기 국채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긴축 이후 '침체'까지는 대략 3년 = 일각에서 1994년 미국의 금리인상이 수년 뒤 아시아 외환위기를 촉발했다고 비판하는 것처럼, 금리인상 시기에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이후 찾아올 수 있는 경기침체 위험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경기침체까지 이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3년이었다고 전했다.

    물론 긴축이 필연적으로 경기 침체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1983년과 1994년에는 연준의 금리인상부터 경기침체까지 7년의 시간 차가 있었다.

    이번 금리인상 시기에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연준의 예상을 꾸준히 밑돌고 있는 '인플레이션' 지표일 것으로 지적됐다.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인 5%까지 하락했지만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예상대로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내년 안으로 목표치인 2%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번에도 예측이 빗나간다면 이는 금리인상을 너무 빨리 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경기 침체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적으로는 가장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흥국 시장이 미국 금리인상을 얼마나 잘 버텨내느냐가 관건이다. 신흥시장은 미국 금리인상과 함께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위기를 맞을 위험을 안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이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인한 신흥국발 위기에 대해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세계은행(WB)은 지난 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신흥시장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후폭풍으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직면할 수 있다며 "다수의 신흥시장에 자금유입 중단과 같은 상황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도 올해 여러 차례에 걸쳐 신흥국이 안고 있는 과도한 부채를 지적하며 저성장 속에서 과도한 부채가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가 없다며 시장을 안심시키는 목소리도 나온다.

    AB자산운용의 아시시 샤 글로벌 채권 담당 이사는 "지난 1년 동안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채권, 주식, 외환, 원자재 시장에서 매도세가 나타났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두려워하는 일이 이미 모두 일어났다는 뜻"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을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sk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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