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연준의 스탠스, 얼마나 점진적일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이 역사적인 금리인상의 첫 발을 뗀 이후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어떤 속도로, 어느 수준까지 올릴 것인지다.
시장에서는 당장 다음번 금리 인상이 내년 언제쯤이 될지, 내년 전체 금리인상 횟수는 얼마나 될지, 2017년 이후에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더 올라갈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속도 '점진적'…금리 인상 전망 횟수는 제각각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지만, 얼마나 점진적일지 혹은 최종금리는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가 51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에 따르면 응답자의 39%가 내년 3번의 금리 인상을, 30%가 4번, 24%는 2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최근에는 일부 비둘기파의 목소리가 더 두드러지면서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느려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4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FOMC 위원들은 고용이나 물가 동향이 연준의 목표치에 가까워졌다 하더라도 당분간 경제 여건 때문에 FOMC에서 장기적인 정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해 점진적이고 낮은 수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실었다.
12월 FOMC에서 발표된 연준 17명 위원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를 보면 내년 12월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1.375%였고, 2017년 말은 2.4%였다.
이는 내년에 금리 인상이 네 차례, 2017년에 네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은 가장 최근 금리 인상 사이클이었던 지난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17차례의 매 회의 때마다 기준금리를 25bp씩 인상해 1.00%였던 기준금리를 5.25%까지 인상했다.
당시 연준은 '신중한(measured)' 속도로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나서 기계적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경기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앞선 1994~1995년의 긴축 때는 3%에서 6%로 모두 300bp 올렸고, 1999~2000년의 긴축 때는 4.75%에서 6.5%로 175bp 높였다.
이 때문에 연준은 이번에는 경기 여건의 변화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를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늦추거나 때에 따라서는 금리 인상을 당분간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부담스러운 금리 인상…'다이버전스·낮은 인플레이션'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은 과거 긴축 사이클 때보다 더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최종 기준금리도 역사적인 수준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부담에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의 방향이 엇갈리는 '다이버전스(divergence)', 낮은 인플레이션 등은 금리 인상의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옐런 의장은 앞선 연설에서 12월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강하게 시사하면서도 달러화 강세가 미국 수출에 지장을 줄 수 있어 통화정책 긴축을 점진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달 초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양책을 발표해 유로화가 달러화에 급등하는 등 달러화 강세가 주춤해졌지만, ECB나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 기조는 지난 1년 반 동안 달러화 강세의 배경이 된 바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중앙은행 정책의 차별화는 가속화할 것이고 달러화도 오름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이라는 충격은 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에서 내수 중심의 경제로의 변환과 함께 6%대의 성장률을 공식화함에 따라 '중국 경기둔화'는 미국 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칠 '상수'로 떠올랐다.
지난 9월 연준이 글로벌 경제 불안을 리스크로 평가하면서 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한 것은 중국의 주가 폭락이 글로벌 경제에 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인민은행(PBOC)도 추가 부양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연준이 주목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여전히 1.3%에 그쳐 목표치 2%보다 낮다는 점도 완만한 금리 인상을 예상케 한다.
연준은 지난 4년간 이듬해에 물가상승률이 2% 목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런 전망은 번번이 빗나갔다.
모건스탠리투자운용의 짐 캐론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이런 이유로 내년 연준의 금리 인상이 두 차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느리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근원 PCE 지수가 1.3%에 그치고 있어 너무 빨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유혹에 저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와 글로벌 자산운용사 핌코는 모두 내년에 4차례 즉, 두 차례 회의 때마다 한 번씩 기준금리가 인상돼 모두 100bp씩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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