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에 자본유출 우려 증폭…대응방안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이 제로 금리 시대의 끝을 선언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코멘트는 금융시장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금리 인상이 향후 글로벌 투자자금의 이동을 부추기는 증폭제가 될 수도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17일 옐런 의장은 FOMC 정례회의 종료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 7년간 계속된 비정상 시기, 즉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속에서 경제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유지해온 제로금리 시대의 종료를 뜻한다"며 "첫 금리인상 조치 이후에도 통화정책 기조는 시장 순응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글로벌 투자자금은 선진국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심화되면서 신흥국 투자보다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당장 자본 유출을 야기하지 않더라도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유가 하락 등의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불거진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신흥국 자본 유출이 비단 미국 금리 인상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경제 전체의 불안 요인에 의해 연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료: 금융감독원
외국인은 국내 주식, 채권 시장에서 하반기중 순매도에 치중해 왔다. 전일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외국인 증권투자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총 9조원 어치(결제기준) 순매도했고, 10월만 5천840억원 어치 순매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월부터 9월까지 4조3천320억원어치 순매도했으나 10월, 11월에는 각각 1천110억원, 69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은지점 고위 관계자는 "금리 차이 탓에 외국인 채권 자금이 동요할지, 주식 자금 유출의 원인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 관계자 역시 "전체적으로 신흥국에서 자본이 빠지는 것은 금리 인상의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며 "중국발 위기 우려와 유가 하락에 따른 사우디 자금 이탈 등 글로벌 요인과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 등이 합쳐진다면 대부분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이런 요인에도 자본이 유입된다고 하기는 어렵기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여러 악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봐야할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선진 시장으로 자금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의 외국인 순매도가 눈에 띄게 급증한 정도는 아닌데다 미국이 제로금리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한-미 금리차가 급격히 축소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금리차로 인한 자본 유출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내수 부진을 고려하면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돼도 한국 기준금리가 곧바로 인상될 가능성은 낮아보여 한-미 금리차는 완만한 축소가 예상된다"며 "양호한 국내 외환건전성 및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외국인 자본이 유출되더라도 그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글로벌 투자자금의 국내 유입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외환당국도 급격한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전일 2016년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거시건전성 3종세트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고, 신축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그동안 자본유출입에서 유입 부분을 어느 정도 제한했는데 지금은 잘못하면 자본 유출이 급격히 이뤄질 수 있어 유입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본다"며 "다만, 당장은 시행하기가 어려운 만큼 투자 심리 악화를 막기 위한 선제조치로 본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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