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올릴 때 마다 강세였던 원화…이번엔 다른 길>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미국이 약 10년 만에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도 장기적으로 1,200원대 진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진단됐다.
원화는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어김없이 강세를 나타내어 왔지만, 이번에는 다른 행보를 걸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7일 앞선 미국 금리 인상기에는 세계 경기가 동반 개선되는 흐름이었다면, 이번에는 미국의 '나홀로 성장'이 예상되는 점 등을 볼 때 달러화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내년 1,200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美금리 인상에 원화는 강세…글롭러 경기에 동조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기를 살펴보면 원화는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가장 최근에 미국이 금리를 올린 시기는 지난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약 2년간이다. 이 기간 미국의 금리는 1.0%에서 5.25%까지지 4.25%포인트 상승했다.
달러화는 이 기간 1,170원대에서 950원대까지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원화가 미국 금리보다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급속한 성장 등 세계경기의 호조에 힘입어 대폭 강세를 보인 셈이다. 중국은 이 기간 연간 10% 내외의 초고속 성장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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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2008년 사이 미국 정책금리(붉은선) 및 달러-원 환율>
이보다 앞선 미국 금리 인상 기간에도 원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1999년 6월에서 2000년 5월까지 미국이 금리를 4.75%에서 6.50%로 올렸을 당시에는 달러화가 1,200원선 부근에서 1,120원대까지 내렸다.
지난 1994년 2월에서 1995년 3월까지의 금리 인상기에도 달러화는 810원대에서 790원대까지 내렸다.
◇이번엔 다른 길…불안한 신흥국에 '전염효과'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는 원화가 이전과는 다른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세계 경기의 동반 개선을 이끌기 어려운 국면이고, 오히려 중국 등 신흥국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경제권은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과거와 달리 달러도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차이점이다. 앞선 미국 금리 인상기를 보면 달러는 1999년의 경우를 제외하고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의 하락과 중국 성장 둔화 등의 여건은 지난 2004년 이후 금리 인상기 등과 비교할 때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또 이례적인 양적완화(QE) 정책 등으로 과거와 비교할 때 신흥국 시장으로 유입된 자본의 규모도 막대하다. 한국은행이 30개 주요 신흥시장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이들 국가로의 자금 유입 규모는 연평균 206억달러 가량에 달했다. 지난 2001년에서 2007년사이 73억달러에 비하면 3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특히 미국 금리에 민감한 대미 차입 규모는 3~4배가량 늘어났다.
국제유가의 하락에 따른 주요 신흥국의 경기 둔화까지 맞물리면 자본이 급속히 이탈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과거 미국 금리 인상시 원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신흥국 경기의 호조에 영향을 받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은 양호하지만 신흥국 불안이 깊어지면 우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요 투자은행(IB) 등의 달러화 전망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3월말 기준 달러화가 1,230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1,200원), JP모건(1,225원), 노무라(1,240원) 등도 달러화가 1,200원선 위로 오르는 등 원화가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만 나홀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다른 지역의 경기는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달러도 과거와 달리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도 내년 상반기에는 1,200원대로 레벨을 높이는 등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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