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달러 매수 베팅을 강화할 조짐이다.
미국 금리 인상 전후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다소 진정되는 듯했던 위안화도 재차 가파른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8일 위안화의 약세와 국제유가의 불안은 물론,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글로벌달러도 예상보다 강세를 나타내 역외의 달러 매수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달러화 상승 압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정 미리한 역외…美 금리인상에 '롱' 재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전일 기준금리를 올리며 7년간의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당초 환시에서는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향후 인상이 점진적일 것이란 스탠스를 보이면 달러 매수 포지션 청산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했다.
FOMC를 앞두고 역외도 달러 매도에 나서며 이벤트 이후 조정을 대비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지난 14일 1,188.40원까지 고점을 높인 이후 FOMC결과 발표 직전인 지난 16일에는 1,175.10원선까지 내리는 조정을 그쳤다.
역외는 하지만 미국 금리 결정 직후인 전일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부터 적극적인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롱베팅을 재개했다.
전일 역외는 5~7억달러 가량 달러 매수에 나섰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 북클로징 시기라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지만, 역송금 수요 등과 어우러져 달러화에 강한 상승 압력을 가했다.
달러화는 전일 1,170원대 초반까지 내렸던 데서 역외 롱베팅이 강화되면서 빠르게 반등해 1,180선 위로 올랐섰다. 달러화는 이날 오전 중에는 1,187원선까지 오르며 본격적으로 추가 상승을 노리는 양상이다.
◇유가·위안 '원투펀치' 위력…달러도 강세
역외가 롱베팅을 강화한 배경은 최근 달러화의 상승 요인으로 꾸준히 작용해 온 국제유가와 위안화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FOMC 당일 5% 가까이 급락한 데 이어 전일에도 1.6%가량 추가 하락했다. WTI는 34달러선으로 주저앉으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 수준을 기록했다. 내년 이란의 원유수출 재개에, 미국의 원유금수조치 해제 가능성 등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은 유가 하락을 신흥통화의 약세로 직결시키는 중인 만큼 유가의 추가 하락은 달러화 추가 상승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
위안화의 꾸준한 약세도 롱베팅을 지지한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달러-위안(CNY) 고시환율을 전일까지 9거래일 연속 상향 조정했다. 이와 발맞춰 달러-위안은 이날 오전 중 6.5위안선을 넘보는 수준까지 올랐다. 역외 달러-위안(CNH)는 6.57위안선부근까지 급등했다.
여기에 예상과 달리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글로벌 달러도 강세에 불을 붙이는 양상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1.08달러대 초반까지 내렸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스탠스가 기대했던 것만큼 비둘기파적이지 않았다는 인식에, 유럽의 추가 부양책 기대 등이 지속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가와 위안화 약세에 달러 강세도 가세하면서 달러화의 상승 압력이 한층 가중됐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가 미국 금리 인상 결정 이후 오히려 달러화의 조정 위험이 제거된 것으로 판단해 본격적으로 롱포지션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유가나 위안화에서 반전이 없다면 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