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육지책 꺼낸 BOJ…"금융완화 보완책 영향 제한적">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은행(BOJ)이 18일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 회의를 마치고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 보완 조치를 발표했다.
내년 4월부터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연 3조엔에서 3천억엔 확대하고 매입 국채의 평균 잔존만기를 기존 7~10년에서 7~12년으로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보완 조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일단 냉랭하다.
이번 ETF 매입 발표가 내년 4월부터 재개되는 BOJ의 보유주식 매각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는 점에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BOJ 깜짝 보완책 발표 = BOJ는 자산매입 규모를 연 80조엔 규모로 늘리는 방안을 유지했으나 양적·질적 완화정책을 보완하는 조치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새로운 내용을 일체 꺼내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뒤집는 깜짝 발표였다.
우선 BOJ는 내년 4월부터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연 3조엔에서 3천억엔 더 늘리기로 했다. JPX 닛케이 400을 대상으로 하는 ETF가 대상이다.
BOJ는 과거에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입한 주식을 내년부터 매각할 방침인데, 이에 따른 시장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ETF를 매입하기로 한 것이다.
BOJ는 지난 2002년 11월부터 금융기관의 주식보유 리스크 감소를 촉진하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매입했다. 2007년 10월부터 이를 다시 매각하기 시작했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주식 매각은 내년 4월부터 재개된다. 다만 매각 기간은 종전 계획했던 5년반에서 10년으로 늘렸다. 매각 규모는 11월 시점 시가 기준으로 약 3천억엔이다. 앞선 ETF 매입 확대 규모와 같다.
이어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프로그램 일환으로 매입하는 국채의 평균 잔존기간을 기존 7~10년에서 7~12년으로 장기화하기로 했다.
ETF 매입과 국채 평균 잔존기간 연장 조치는 찬성 6명, 반대 3명으로 결정됐다. 사토 다케히로 위원과 기우치 다카히데 위원, 이시다 코지 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기우치 위원은 양적완화 축소를 주장하는 BOJ의 대표적인 신중파이고, 사토 위원과 이시다 위원도 추가 완화 적극파와 다소 거리를 두는 인물로 분류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가) 소기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면서도 "국채 시장 동향과 금융기관 보유자산 상황을 감안해 일드커브 전체의 금리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보완장치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시설과 인력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을 지원해 디플레이션 심리를 반전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 "QQE 규모 변화없어 영향 제한적" = 현재 일본은행은 기업의 임금인상, 소비확대와 같은 구조적인 변화없이 대규모 완화 정책만으로 물가나 성장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추락하는 유가로 물가목표 달성 시기가 계속 지연되고 글로벌 성장 둔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거센 완화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이번 보완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꺼낸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이번 보완책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양적·질적 완화 규모 자체가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의 마르셀 티엘리앙 일본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ETF 추가 매입 결정은 도움이 되는 수단이지만, 실제로는 큰 차이를 만들어내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추가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BOJ가 예상대로 연간 매입규모를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ETF 매입을 연간 3천억엔 확대하는 것은 '작은 규모(minuscule)'"라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BOJ의 금융정책이 작아졌다고 느끼는 투자자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완화로 '구로다 바주카포'라는 평가를 받았던 과거와 상당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작년 10월 BOJ는 연간 자산매입 규모를 50조엔에서 80조엔으로 늘려 시장을 깜짝 놀래킨 바 있다.
이에 대해 SMBC닛코증권은 "일본은행이 양에서 질로의 전환을 내세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UOB 케이히언의 스티븐 룽 이사도 "BOJ의 새로운 계획이 일본 경제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이는 거의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비록 보완 조치이긴 하나 BOJ가 금리인상을 단행한 미국과 다른 방향의 조치를 꺼냈다는 점에 주목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미즈호증권은 이번 조치가 생명연장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이 금리를 올린 직후 (BOJ가) 보완 조치를 거낸 것은 BOJ가 미국과 다른 정책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상기시켜, 엔화 강세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일본 증시와 엔화는 헷갈리는 보완조치 내용 탓에 급등락 장세를 연출했다.
오전 약세를 보였던 닛케이225 지수는 보완책 발표 직후 2.66% 급등했다가 반락해 전일대비 366.76포인트(1.90%) 하락한 18,986.80에 장을 마감했다. ETF 매입이 양적·질적 완화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대돼 낙폭이 오전보다 커졌다.
달러-엔 환율도 장중 123.51엔까지 급등했다가 하락 전환해 오후 4시40분 현재 뉴욕장대비 0.85엔 떨어진 121.85엔을 기록하고 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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