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엔화…中·중동·북한 불안에 환시서 '독주'
  • 일시 : 2016-01-06 16:14:53
  • 날개 단 엔화…中·중동·북한 불안에 환시서 '독주'

    달러-엔 118엔대로 하락…日 기업 이익 악영향 우려

    "구로다 日銀 총재 부담 커질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연초부터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위안화 급락, 사우디아라비아·이란 갈등, 북한 수소탄 실험 등 시장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엔화가 독보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운 중국 성장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이대로 엔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일본 기업의 이익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추가 양적 완화보다 기업 임금 인상에 기댄 물가 상승을 노리고 있던 일본은행의 고민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8.38엔까지 하락해 작년 10월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엔화 가치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후 3시53분 현재 달러-엔은 0.35엔 하락한 118.67엔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과 북한 핵실험 추정 보도가 나오면서 안전통화인 엔화에 대한 매수 움직임이 강해졌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우치다 미노루 수석 애널리스트는 "과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아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졌을때도 투자자들의 (위험)도피성 매수로 엔화 가치가 상승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엔화는 달러 뿐만 아니라 유로화 등 여러 통화에 비해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유로-엔 환율은 127.51엔으로 0.44엔 떨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명목실효환율 기준으로 봐도 엔화 가치가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닛케이의 엔화 실효환율 인덱스는 지난 2009년 100을 기준으로 할 때 5일 현재 98.809를 기록했다. 지난 12월 중순 이후 상승속도가 가팔라져 2014년 8월20일 이후 1년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신문은 "같은해 10월 일본은행이 2차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실시한 이후 진행된 엔화 약세가 거의 상쇄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엔화가 급등세를 보이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추가 완화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4일 생명보험협회 회의에서 "2% 물가 목표를 반드시 실현할 것이며,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일 일본의 최대 노동조합단체인 '렌고(連合)'의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더 대담한 조치를 취할 요인이 있다"고 말했고,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현해 "필요하다면, 추가완화를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즈호증권의 스즈키 켄고 수석 FX 전략가는 "엔화의 독보적인 상승에 조바심이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엔화가 118엔대의 강세를 지속하면 기업 수익을 압박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2월 단칸 조사에 따르면 작년 대기업과 제조업이 사업을 영위하는데 정한 내부 기준환율은 119.40엔으로, 현재 달러-엔 수준보다 높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대로 엔화가 약세 기조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지 않을 경우 수출기업 수익성 압박으로 이어져 임금 인상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금 인상을 동반한 물가 상승'이라는 일본은행의 시나리오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신문은 "일본은행의 경계심 고조가 구로다 총재의 발언으로 연결됐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다만 "작년 12월18일 일본은행이 발표한 금융완화 보완조치가 일부 시장 참가자들의 실망을 불러일으켜 '일본은행은 대담한 완화를 꺼낼 수 없다'는 전망이 확산돼 있다"며 "이 같은 견해가 완전히 뒤바뀌지 않는 한 총재의 발언이 환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나타난 아시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향후 엔화 강세 흐름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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