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하·엔화 절상…한국 손익계산은>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중국 위안화가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약세폭을 확대하는 가운데 한때 100엔당 800원대까지 급락했던 엔-원 재정환율은 급등세를 연출하면서 원화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11일 엔-원 재정환율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당분간 중국발 경기둔화와 금융불안에 따른 부작용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위안화 절하와 엔화 강세가 글로벌 금융불안의 결과물로 나타난 만큼 한국경제에 당장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달러-원 환율 상승이 외국인들의 자본이탈을 자극하고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심리를 가중시키는 등의 부작용으로 나타나지 않게 관리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가 진정되고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1,000원대에서 꾸준히 유지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환율 측면에서 국내기업 실적이나 수출경쟁력이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위안화 절하에 달러-원 5년래 최고…엔-원 1,030원대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장중 1,211.50원까지 급등하면서 지난 2010년 7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미국 고용지표 호조를 계기로 글로벌 달러가 강화된 영향이다. 중국 위안화 절하에 연동하던 달러-원 환율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1,200원 선마저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엔-원 재정환율도 동반 상승했다. 엔-원 재정환율은 중국 관련 불안심리와 위험자산 회피심리, 달러-원 급등 등으로 지난 2014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00엔당 1,030원대로 치솟았다.
지난해 5월 100엔당 882원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150원이나 상승했다. 그동안 가중됐던 엔-원 재정환율 우려를 일부나마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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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화 절하와 엔화 강세는 금융불안의 결과물
전문가들은 엔-원 재정환율 움직임보다는 중국의 위안화 절하나 및 실물경제 둔화 가능성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금융IT학과 교수는 "중국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제조업 가동률마저 60%로 떨어지면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반면 엔화는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면서 금융불안에 편승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 엔화는 미국의 금리인상 등을 감안할 때 달러화에 얼마나 강세를 전개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약세와 엔화 강세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시그널로 국내경제에 마냥 긍정적으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원화가 위안화 약세에 일정부분 연동할 경우 한국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겠지만, 위안화 절하폭이 확산되면서 이머징통화에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국내금융시장이나 펀더멘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위안화 절하 등 중국의 불안이 단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장기화하면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들은 "위안화 절하의 국내수출 영향은 장기적으로 대중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컴퓨터부품 등에는 긍정적이나 휴대폰·가전·기계류 등 중국과의 수출 경합품목은 가격경쟁력 약화로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엔-원 상승은 중장기 긍정요인…환율정책 중요성 확대
이에 따라 위안화 절하와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엔화 강세에서 국내 외환당국 환율정책의 중요성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중장기적으로 엔-원 재정환율의 부정적인 요인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원화의 안정적인 관리가 선행돼야 하겠지만, 높아진 엔-원 환율은 시차를 두고 기업실적이나 수출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엔-원 효과는 2·4분기 중후반이면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정근 교수는 "중국 위안화 약세기조에 맞춰 국내에서도 원화 환율을 적절히 관리하는 정책이 절실하다"며 "최근 신흥국에 대해서는 완전자율화가 아닌 신축적인 관리를 통한 자본이동과 환율대응이 필요성이 커진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외환당국도 외국인 자본이탈이 본격화되지 않도록 하면서 수출경쟁력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수준에서 원화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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