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통화 '흔들'…글로벌 통화약세 도미노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국제유가 하락이 가속화하면서 산유국 통화에 대한 매도 압력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외환 선물시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통화가치 절하 가능성를 반영한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 위안화 매도세도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며 "사우디 당국은 (리얄화) 절하를 부인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통화약세 도미노가 확대될 위험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간밤 뉴욕장에서 가까스로 31달러선에서 거래를 마감했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2월물은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거래에서 재차 30달러대로 하락했다.
원유는 기본적으로 달러로 거래되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산유국들은 자국 통화를 달러에 고정하는 페그제를 선택하고 있는 곳이 많다.
사우디는 1986년 이후 자국 리얄화를 달러당 3.75리얄로 고정하고 있으나 역외에 미래의 환율을 거래할 수 있는 선물시장이 개설돼 있다. 여기에서 리얄화 가치의 일일 변동을 관측할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최근 사우디가 유가 급락에 못이겨 페그제를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리얄 1년물 선물환율이 3.85리얄로 급등, 리얄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원유 판매 수입이 줄어 사우디의 재정적자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통화(리얄) 하락 압력을 키웠다"고 전했다.
외화 곳간도 줄고 있다.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은 작년 11월말 기준 2조3천800억리얄(약 767조원)으로, 재작년 고점 대비 15% 감소했다.
씨티그룹은 "(달러 페그제에서 여러 통화에 연동하는) 바스켓 방식으로 이행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 전망의 뿌리가 깊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변동 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대폭적인 통화가치 하락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6)에 따르면 작년 12월31일 71.9611루블이었던 달러-루블은 현재 76루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루블 환율이 오르면 루블화 가치는 떨어진다.
네덜란드의 라보뱅크는 "최악의 경우 100루블까지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라질 헤알 환율도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앞서 원유 수출국인 앙골라는 이달 초 자국통화인 콴자 가치를 달러 대비 대폭 절하했고, 아제르바이잔은 고정환율을 지키려다 외환보유액이 바닥나자 결국 작년말 변동환율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는 "1990년대 헤지펀드들이 페그제를 쓰고 있는 아시아 국가 통화를 대상으로 투기적인 매도에 나섰고, 이를 방어하지 못한 국가들이 큰 폭으로 통화를 절하해 혼란에 빠진 바 있다"며 "사우디 페그제가 흔들리면 연쇄적인 글로벌 통화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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