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느긋한 換市 평가…구로다와도 묘한 대비>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위안화와 원화의 동조화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상존한다고 평가하면서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위안화 약세에 영향을 받아 연일 급등하는 가운데,나온 이총재의 발언이 추가 상승 재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6일 이 총재의 발언이 원론적이긴 하지만, 외환당국이 내심 달러화의 추가 상승을 원한다는 시장의 의심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같은 날 시장에 등장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급격하며 필요시 대응책을 내놓겠다고 엄포성 발언을 내놓은 것과도 대비됐다.
◇이 총재 '위안과 동조 장단점 다 있다'…더 커지는 의심
이 총재는 전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원화가 위안화가 동반해서 절하되면 수출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원화 환율이 급속히 변동한다면 자본유출 등 다른 쪽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동반해서 상승하는 것이 양면적 효과가 있어 어느 한 쪽으로 괜찮다고 보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위안화 절하가 환시 쏠림의 원인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쏠림이라는 표현이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중국 위안화 절하 등으로 달러화가 연일 급등하고 있지만, 이 총재가 이에 대해 직접적인 우려를 내놓지는 않은 셈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최근 당국에 대해 형성되어 있는 시장의 의심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국은 달러화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달러 매도 개입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달러화 1,210원선 위에서는 비교적 강경하게 추가 상승을 막아서는 중이다.
전일도 당국은 달러화가 1,215.30원선까지도 고점을 높이자 지속적으로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장 후반에는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종가 관리성 움직임도 보였다.
당국은 하지만 달러화 상승 과정에서 1,200원선이나 1,208.80원선 등 심리적인 저항선을 손쉽게 내어줘 속내는 달러화의 상승을 바라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적지 않게 받고 있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총재가 위안화와 원화의 동조화가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란 발언도 내놨다"며 "결국 수출을 위해 달러화의 점진적인 상승을 바란다는 속내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롱심리 부추길 수도…구로다 와도 대비
이 총재의 원론적인 답변으로 이미 팽배한 시장의 롱심리가 더욱 굳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에서는 당국이 점진적인 달러화의 상승을 바라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총재의 발언도 엔-원의 1,000원선 상회 등 원화 약세가 바람직한 면도 있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 마감 이후 유일호 신임 부총리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속적 스무딩에도 달러화 고점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당국이 물러설 것이란 시장의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외 증시가 크게 불안하고 환시에서도 당국이 매도 개입을 지속하는 중인데 총재의 발언이 너무 원론적인 차원에 그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의 중립적인 발언은 구로다 BOJ 총재와도 대비를 이뤘다.
구로다 총재는 전일 도쿄에서 지방은행들이 주최한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글로벌 시장이 급격한 움직임을 보여 주시가 필요하다"며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우리는 더 과감한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구로다 총재의 발언으로 달러-엔은 117.40엔선에서 117.60엔선 부근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한편 유일호 신임 경제부총리는 전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원화가 달러 대비 절하됐지만 다른 통화에 대해서는 약간 고평가됐다는 것이 고민"이라며 "정부는 기본적으로 환율이 당시 상황에 따라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맞지만 급격한 변동이 있다면 나름대로 신속하고도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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