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환율전쟁 확산…韓 원화 어쩌나>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일본은행(BOJ)이 글로벌 환율전쟁에 또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BOJ가 마이너스 기준금리라는 초강력 부양책을 도입함으로써 각국의 통화절하가 불을 보듯 뻔해졌기 때문이다. 중국과 유럽마저 적극적으로 돈을 푸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및 환율정책의 입지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 BOJ, 엔화강세 차단을 위한 마이너스 금리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일 BOJ의 마이너스 금리도입으로 중국 등을 포함한 글로벌 환율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도입은 엔화 강세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최근 6개월 넘게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 경기 회복의 원동력이던 엔저 효과가 소멸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BOJ가 엔화 강세를 차단하기 위해서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임함에 따라 각국의 통화절하 추세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유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BOJ 이후 시장의 관심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인민은행(PBOC) 통화정책회의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 및 자국통화 약세유도 차원에서 추가적인 부양책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중국이 금융불안을 막고자 위안화 절하기대를 차단하고 있으나 외환시장이 일정부분 안정국면에 접어들 경우 위안화도 재차 약세를 보일 것이란 의미다.
◇ 쪼그라든 한국 수출…1월 '수출절벽' 현실화
이번 BOJ의 통화정책으로 달러-엔 환율이 다시 121엔을 넘어서고 엔-원 재정환율도 다시 곤두박질했다. 이날 서울환시에서 엔-원 재정환율은 장중 100엔당 992원 근처까지 떨어졌다. BOJ의 정책결정 이전 1,022원대에서 30원이나 급락한 셈이다.
중국 위안화마저 절하되는 추세에서 엔화마저 다시 약세를 전개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국 및 일본 등과 수출 경합도 측면에서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미 심각한 수출부진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연초부터 이른바 수출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1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로 무려 18.5%나 급감한 367억달러에 머물렀다. 연초 수출부진을 감안해도 이 같은 수출 감소율은 지난 2009년 8월의 20.9%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산업부마저 "신흥국의 경기둔화 심화와 저유가 장기화 가능성 등 대외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어 수출회복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 완만한 원화절하 외 뾰족한 정책대안 부재
문제는 일본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통화완화정책을 통해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뾰족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대응으로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등을 통해 내수경기를 부양하면서 원화 약세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한은 역시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에 동조할 것이라는 기대를 강화시킬 것"이라며 "오는 3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낮을 대로 낮아진 기준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이또한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기부진에 대응하려면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다"며 "한은도 유연하게 통화정책을 펴야 하지만, 가계부채나 가계부채는 일정부분 관리가 필요한 만큼 국내에서 통화정책을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원화를 마냥 약세로 유도하기도 위험이 크다"며 "국내 수출부진 등을 감안해 엔화나 위안화 약세 등에 동조하는 수준으로 원화를 완만하게 약세를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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