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美 환율조작법 가시화…한국 제재 대상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에서 환율조작국에 제재를 가하는 '베넷-해치-카퍼(Bennet-Hatch-Carper, BHC 법안)'의 수정법안 발효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한국이 1차 적용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15일 'BHC 수정법안 검토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BHC 법안이 발효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무역, 외환, 통화, 산업 등 경제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BHC 법안은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에서 환율개입국가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확대하고,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직접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법안이다.
김성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BHC 법안은 미국이 교역국의 불공정한 무역제도나 관행에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 법안인 '슈퍼 301조'의 외환 버전으로 볼 수 있다"며 "BHC 법안은 상대국가의 통화가치를 기준으로 해당 국가 전체에 법을 적용하고 있어 슈퍼 301조보다 더욱 강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계 거시경제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큰 BHC 법안이 지난해 2월 발의돼 3개월 만에 상하 양원을 통과하는 등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었던 데에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자국 내 불안과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BHC 법안이 발효되면 미국과 무역에서 상당한 흑자를 얻는 나라, 세계를 상대로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를 만드는 나라, 자국 통화를 저평가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인 개입을 하는 나라 등이 조사·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1차 적용 국가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규모나 해당국의 경제규모, 여러 가지 국제정치의 지형 등을 고려할 때 중국과 이스라엘보다는 우리나라와 대만처럼 경제규모가 비교적 작고 정치적 영향력이 미미한 나라가 첫 번째 대상국이 될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정부가 해당 법안의 잠재적인 파급력을 사전에 점검하고 데이터와 새로운 연구결과에 기초한 외환·통상 외교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무엇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국제금융센터 등 관련 기관 간의 공조체계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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