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에 쏠린 서울환시 시선…'웩더독' 우려>
  • 일시 : 2016-02-29 09:54:30




  •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관심이 '역외 전자중개시스템(EBS)'에 쏠리고 있다. EBS를 통한 일부 은행의 달러 매수 주문이 장기간 지속하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을 주도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29일 일부 펀드 중심의 달러 매수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해당 수요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1,240원선도 넘어선 달러화의 상승세가 진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또 유동성이 앞서는 서울환시를 두고 EBS 거래에 시장이 종속되는 것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으로 오히려 달러화 움직임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 'EBS만 본다'는 딜러들…거래도 활화산

    EBS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역외 시장에서 달러-원 차액결제선물환(NDF)을 거래할 수 있는 전자 중개 시스템이다.

    통상 서울환시 시간대에는 EBS 거래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서울환시를 통해 거래하는 것이 호가 스프레드 등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역외 소재 외국계은행이 고객의 달러-원 NDF 주문을 접수한 이후 해당 은행의 서울지점으로 커버하는 것이 EBS나 현지 브로커를 통해 반대 거래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EBS를 통한 달러-원 NDF 거래가 활발하게 나타났다.

    A은행의 한 딜러는 "통상 아시아와 런던 시간대를 합쳐 EBS 달러-원 거래는 5억달러 가량 됐다"며 "최근 규모가 급격히 늘었으며 특히 지난 26일에는 서울환시 시간대까지만 30억달러 이상 거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EBS상 NDF 매수 주문은 통상적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입된다. NDF 매수 주문은 동 시간대 서울환시 달러화에 스와프포인트를 합한 수준에서 형성되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30~50전을 더한 수준의 주문이 나온다.

    일부 은행이 고객의 NDF 매수 주문을 해당 은행의 서울지점을 통해 다 처리하지 못하고 EBS를 통해 소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EBS 매수→달러화 상승 공식화

    EBS에서 정상적인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지속하는 NDF 매수 주문은 서울환시 달러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선 EBS에서 높은 가격에 NDF를 매도하고, 이를 서울환시에서 현물환을 매수해 커버하는 일종의 차익거래가 발생하면서 달러화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더욱이 높은 가격의 NDF 매수 주문이 있으면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해당 물량의 유입을 감안해 선제로 달러를 사들이는 패턴이 고착화되고 있다.

    B은행의 한 딜러는 "해당 주문이 서울환시 시간대까지만 지속적으로 유입된다"며 "특정 펀드가 지속적으로 하루 5억달러 내외 달러 매수 주문을 내놓는 것으로 보이는 데, 높은 가격의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 달러화가 상승했다가 해당 주문이 비면 하락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환시 참가자들도 EBS 주문을 주시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해당 주문이 종료되지 않으면 이런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 및 국내 소재 외은지점은 EBS를 통해 NDF를 거래할 수 없지만, 해당 단말기와 은행 내부 시스템 등을 통해 호가 수준은 확인할 수 있다.

    현물환 가격을 추종해야 할 역외 거래를 오히려 서울환시가 뒤따르는 웩더독 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C은행의 한 베테랑 딜러는 "EBS를 통해 한 단계 거쳐 유입되는 달러 매수 주문은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며 "달러화가 다른 경기 변수 등을 무시하고 EBS 상 달러 매수 움직임에만 민감하게 반응해 시장 대응이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달러화를 거래했지만, 최근과 같은 장세는 경험해 본 기억이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A은행의 딜러는 "서울 환시 시간대 현물환 거래가 유동성이 훨씬 풍부하다"며 "EBS 거래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현상은 환율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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