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통화스와프 역설…한은은 '벙어리 냉가슴'>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의 필요성을 역설한 가운데 정작 통화스와프 체결당사자인 한국은행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지난 2008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주체를 두고 정부와 한은이 정면으로 충돌했던 소모적인 논쟁이 재연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지난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유 부총리는 저우 샤오촨 중국 인민은행(PBOC) 총재와 양자회담을 열고 한중 통화스와프의 만기 조기연장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기자단 간담회에서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는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다시 체결하는 게 맞다고 본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금융시장 안정성에서 의미가 있다"며 "필요한 시점이 되면 논의하자고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일호 부총리의 발언과 달리 스와프 체결당사자인 한은은 벙어리 냉가슴이다.
한은은 한미 통화스와프는 물론이고, 기재부가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 발표한 한중 통화스와프 조기 연장과 관련해서도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그동안 통화스와프 관련해서는 기재부와 한은이 공동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한은 한 관계자는 29일 "한미 통화스와프는 유일호 부총리가 원론적인 차원에서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중 통화스와프 조기 연장 관련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 이슈를 놓고 충돌했던 기재부와 한은의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의 체결 주체를 놓고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은 총재의 충돌은 아직도 양 기관에서 회자될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었다. 당시 위기를 진정시킨 통화스와프 체결의 공로를 놓고도 두 기관은 서로 공을 주장한 바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국가간 통화스와프는 양국의 중앙은행이 체결하는 계약인데, 국내에서는 관련 이슈들을 기재부가 선점하고 한은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들러리를 서는 듯한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그는 "통화스와프 체결은 사안의 중대성만큼이나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할 때 당사자인 중앙은행이 공론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은 한 관계자도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은 위기시에나 시도할 수 있는 정책이다"며 "정부가 통화스와프 관련한 언급을 계속 내놓는 것은 주요 정책에 대해 정부에 주도권이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의도가 깔렸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두 기관은 한일 통화스와프를 놓고도 미묘한 갈등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연초 인사청문회 당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재개 등 통화스와프 확대를 생각해볼 만하다"고 발언했다. 반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부총리의 발언이 있은 지 열린 1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통화스와프는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유부총리의 발언과 온도차이를 보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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