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임원 채용규정 허점…CRO는 경력요건 '無'
  • 일시 : 2016-03-09 10:52:09
  • KIC 임원 채용규정 허점…CRO는 경력요건 '無'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투자공사(KIC)가 투자담당이사(CIO)와 리스크관리담당이사(CRO) 등의 임원공모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임원 채용규정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위험관리를 총괄하는 핵심 보직인 CRO에 대한 경력 요건이 규정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규정만 보면 관련 경력이 전혀 없는 비전문가도 KIC의 CRO로 취임하는 데 제약이 없는 셈이다.

    9일 KIC가 공고한 CRO 모집요강을 보면 자격요건에 경력조건이 없다.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에만 해당하지 않으면 누구든 지원할 수 있다. 경력요건을 명시한 CIO 경력요건과 차이가 난다. KIC는 CIO 지원자의 경력요건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국내외 금융기관 또는 국제기구에서 10년 이상 투자업무에 종사한 자'를 명시했다.

    CRO 채용조건은 KIC의 다른 경력직원 채용과도 차이를 보인다. KIC는 경력직원 모집시 관련 직무와 필요 경력 등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현재 채용절차가 진행 중인 준법감시인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28조에서 규정한 내부통제 및 준법감시인 요건을 준용하고 있다.

    대체투자 등 고위험 투자에 방점을 두는 KIC의 특성상 CRO는 CIO 못지않은 핵심 보직이다. 은성수 사장도 취임 후 발표한 KIC 혁신계획에서 대체투자 확대와 병행한 리스크관리 강화를 핵심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기본이 되어야 할 채용 조건 등 인사규정에서부터 허점이 노출된 셈이다.

    KIC는 '한국투자공사법'에서 자격요건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한국투자공사법에는 '공사의 투자담당이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규모 이상의 국내외 금융기관 또는 국제금융기구에서 10년 이상 투자업무에 종사한 자이어야 한다'고만 되어 있다.

    감사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건규정이 있으나 CRO에 대한 별다른 규정은 없다. 다만 '사장을 제외한 이사는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장이 임면한다'고 돼 있다.

    KIC는 "관련 법에서 자격을 제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채용공고에서 자격을 제한하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실제 채용과정에서는 운용위원회 심의 등을 거치기 때문에 경력을 면밀하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KIC는 "KIC 설립 초기에는 CRO가 임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관련 규정이 미비했던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KIC의 역대 CRO는 한국은행에서 외자운용을 담당했던 최고 책임자들이 도맡아 전문성이 문제가 된 전례는 없다. 다만, 규정상으로만 볼 때 비전문가의 취임도 얼마든지 가능한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중요성이 큰 CRO에 대한 경력 조건이 없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며 "관련 법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CIO 채용규정에서 KIC 근무는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등 일부 규정에서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한국투자공사법 시행령에는 경력이 인정되는 기관으로 한은과 집합투자기구, 은행, 보험사, 증권사, 외국의 해당 금융기관, 국제기구 등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력이 인정되는 기관에 KIC는 해당되지 않는다. 결국, 경력직이나 신입으로 KIC 입사해 10년 이상 투자업무를 하더라도 현행 규정상으로는 CIO 자리에 지원조차 할 수 없다는 의미다. KIC의 CIO는 외부인사에게만 열려 있는 셈이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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