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이어 유로화도 급등…통화정책 약발 다했나>
  • 일시 : 2016-03-11 10:13:15
  • <원화 이어 유로화도 급등…통화정책 약발 다했나>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3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계기로 원화에 이어 유로화도 초강세를 나타냈다. 당초 금융시장에서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른 움직임이다. 환율 경로를 통한 각국 통화정책의 효과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CB는 10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각종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규모 확대 등 사실상 가용한 모든 정책패키지를 풀가동했다.

    이들은 기준금리인 레피금리를 0.05%에서 0.00%로 인하해 제로금리 정책을 펴기로 한 데 이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도 일제히 인하했다. 또 월간 자산매입을 800억유로로 확대하고, 자산매입 대상에 투자등급 회사채도 포함시켰다.

    금융시장에서 서프라이즈로 평가받는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정작 유로-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ECB의 의도와 달리 유로화가 초강세를 전개한 셈이다. 유로-달러는 장중 1.0821달러까지 급락했으나 이내 1.1217달러로 치솟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 계획은 없다'는 발언이 빌미가 됐으나 무엇보다 통화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로존은 수년간 이어진 양적 완화에도 좀처럼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정의민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11일 "ECB의 정책 서프라이즈에도 정책효과에 대한 불신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며 "드라기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함으로써 환율 경로를 통한 통화정책 파급효과를 일부 약화시킨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며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예치금리 도입에 따른 주가 상승이 하루에 그친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엔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정책금리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자극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도 달러-원 환율은 3월 금통위를 계기로 오히려 하락했다. 일부에서는 혹시나 모를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달러-원 상승을 기대하기도 했으나 이러한 기대와 달리 원화가 강세를 보인 셈이다.

    실제로 전일 달러-원 환율은 개장초 1,213.80원까지 올랐으나 금통위의 금리 동결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장중 1,202.60원까지 떨어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대외적인 불확실성 등을 언급하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으나, 환율 경로를 통한 통화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의문을 제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경로는 자산가격과 환율 경로 이외에 금리 경로 등이 있는데 결과를 보면 금리 경로는 작동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자산 경로나 환율 경로의 효과는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외여건과 국제금융의 불확실성을 본다면 환율 효과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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