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시장과의 대화 실패…고민 깊어지는 BOJ>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상상을 초월하는 초강력 부양책을 꺼냈음에도 유럽 증시가 하락하고 유로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시장과의 대화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CB 부양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이미 비판을 받고 있는 일본은행(BOJ)의 운신 폭도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만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마저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지 못하면 달러 약세와 엔화·유로화 강세 구도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ECB는 기준금리 및 예금금리·한계대출금리 인하와 자산매입 규모 및 대상 확대, 4년 만기의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연장 등의 각종 조치를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을 넘는 조치에 유로-달러 환율은 1.08달러대로 급락했으나 이내 1.12달러대까지 급등했다. 드라기 총재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영향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도시마 이츠오 경제전문가는 11일 "(드라기 총재가) '지금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나 헤지펀드의 알고리즘 매매 프로그램은 '추가 금리인하 없음'이라는 헤드라인에 강하게 반응해 유로화 매수, 독일 주식 매도 주문을 집중적으로 냈다"고 전했다.
그는 "'드라기 총재가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했다', '중앙은행 신뢰도가 훼손돼 금융정책의 한계가 드러났다' 등의 목소리가 시장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도시마 전문가는 ECB의 강력한 추가 완화에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은행도 점점 추가 완화를 하기 어려워졌다고 우려했다.
그는 "(ECB 회의 결과로) 마이너스 금리폭 확대와 양적완화 확대라는 정책 조합이 엔화 가치 상승을 유발할 위험을 과시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자국통화 약세를 원하는 이들에게 남은 희망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이다. 미국 경제지표 회복으로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가 늘어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고, ECB와 일본은행은 각각 유로화·엔화 약세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미국 금리인상 횟수가 줄어들면 달러 약세와 유로화·엔화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
도시마 전문가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일본은행이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불안정한 시장 환경에서 금융정책을 변경하면 예상치 못한 혼란을 낳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최근 헤지펀드 등 핫머니의 거래가 엔화에서 유로화로 옮겨졌기 때문에 엔화의 유동성이 유로화에 비해 적어졌다"며 "변동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1일 오전 11시30분 아시아 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1183달러로 뉴욕 마감가 대비 소폭 상승하고 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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