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發 달러-원 하락 압력 끝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지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유가 변동에 따른 달러-원 하락 압력도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어서다.
석유 생산량을 동결하자는 주요 산유국들의 논의가 지지부진한데다 국제유가도 당분간 배럴당 30달러대에서 하향 안정화할 가능성이 있어 달러화에 대한 재료로서의 주목도는 떨어지고 있다.
15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 2월 11일 배럴당 26.05달러로 바닥을 친 후 오름세를 보여 1개월가량 3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유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달러화는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낙폭을 키웠다. 지난달 19일 1,234.40원에서 종가를 형성했던 달러화는 유가 상승세와 역외 달러 매도세로 약 한달만에 40원 넘게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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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부텍사스산 원유(적색) 가격과 달러-원 환율(흑색) 추이>
현재 국제유가의 반등 흐름은 한풀 꺾인 상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32달러(3.4%) 떨어진 37.18달러에 마쳤다.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논의 계획이 실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란이 산유량 동결 그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이에 따라 유가는 지난 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데스몬드 리암 싱가포르 ENI 애널리스트는 "유가의 전반적인 상승세가 유지되긴 어렵다고 본다"며 "오는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동결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으나 원유 공급우위 국면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상당히 늘었음을 고려할 때 서부텍사스산 원유의 경우 3~4달러 정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며 "브렌트유의 경우에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환시의 외환딜러들은 유가와 밀접한 통화들에 주목하면서 다시 달러 강세의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달러화는 추가 하락하더라도 1,170원대 중반에서 지지를 받은 후 추세가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유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호주달러가 유가 하락으로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를 반영하고 있다"며 "유가 공급량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달러화 하락 압력이 되겠으나 유가는 다시 반락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원유 생산량이 감산이 아니라 동결하는 것이라 배럴당 30달러대 초반에서 하향 안정화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며 "유가 하단이 지지되고 있으나 달러화가 추가로 하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달러화도 바닥을 다진 후 FOMC 기대에 반등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의 시선이 FOMC로 이동하면서 유가발 하락 압력이 상충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A은행 딜러는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FOMC에서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나온다면 이내 달러 강세 흐름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연초 레벨인 1,170원대 직전까지 내려왔으니 바닥 인식이 강해졌다. FOMC를 기점으로 다시 달러 랠리가 일어날 수 있는 셈"이라고 내다봤다.
B은행 딜러도 "달러화는 1,175원대에서 지지될 것으로 본다"며 "FOMC에서 시장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인 성명서를 내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FOMC 이벤트를 기점으로 달러화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지난 FOMC 성명서에서 고용이 개선되고 있고 물가도 2% 대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에 유럽과 일본의 양적완화 흐름에도 미국이 금리 정상화 기조를 후퇴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이번 3월 회의에서는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하겠으나 2분기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부 딜러는 노르웨이 석유펀드의 자금 회수 움직임에 주목하기도 했다. 산유국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유가가 현 수준에서 크게 오르기 어렵다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C외국계은행 딜러는 "최근 유가가 많이 반등했으나 노르웨이 석유펀드가 자금을 회수하는 등 산유국은 여전히 위험 관리 중이다"며 "자금 회수 물량의 크기가 중요하겠으나 논리상으로 이들이 유가가 추가로 많이 오르기 힘들다고 보고 현재 가격이 반등했을 때 청산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달러화 하락 속도가 둔화 정도로 그칠지 다시 반등할지는 FOMC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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