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이 미래 산업 지형도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AI가 투자업계에서 비약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회의론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업계의 일부 퀀트 전문가들은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이른바 '머신러닝'이 과대 선전됐으며 AI는 금융업계의 마케팅 수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형 퀀트 헤지펀드인 윈튼 캐피털의 데이비드 하딩 회장은 "나는 러다이트(기계 파괴 운동가)가 아니며 돈을 버는 새로운 방법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혁신적이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잘 작동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AI 기술이 혁신적이긴 하지만 예상만큼 투자업계를 지배하게 될지는 미지수라는 말로 풀이된다.
그동안 컴퓨터 처리 능력의 향상은 투자업계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왔다.
알고리즘 트레이더들과 투자자들의 시장 영향력은 점점 커졌고, 투자자금은 관련 헤지펀드로 몰렸다. 머니 매니저들이 앞다퉈 컴퓨터 전문가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퀀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I에 대한 회의론이 아직 팽배하다고 FT는 전했다.
뉴론 캐피털의 로버트 힐먼 대표는 "AI의 사용으로 투자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궁극적인 변화가 아닌 효율성 향상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캠프리지에 소재한 퀀트 헤지펀드인 캔탭 캐피털의 이완 커크 대표는 대부분의 AI가 소위 패턴 인식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수많은 잡음과 혼란으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패턴을 쉽게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커크 대표는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펼친) 알파고가 매우 흥미롭긴 했지만, 룰이 분명한 게임에서 이기는 것과 투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업계 내 AI의 역할에 대해 낙관적인 퀀트 전문가들조차도 AI의 활용에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알고리즘 프로그램이 독창적이고 데이터 분석 능력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금융시장의 변덕 앞에서는 무기력하다는 점에서다.
또 다른 대형 헤지펀트의 퀀트 전문가는 "(AI가) 수퍼마리오 게임을 잘 하게 된다고 해서 시장에서도 잘하리는 법이 없다"며 "(수퍼마리오 게임에서는) 버튼을 누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